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가족과 북한인권 단체들이 5월 2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기자회견을 연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전후납북자피해가족 연합회, 6.25 국군포로가족회 등 관련 단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 앞으로 쓴 서한을 공개하며 "내달 4~5일 열릴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비롯한 향후 정상회의에서 물망초 배지를 착용하고,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물망초 배지는 북한에 납치·억류 중인 이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을 잊지 말자는 목적에서 통일부가 만들었다. 물망초는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꽃말을 갖고 있다. 지난 3월 26일 열린 국무회의에 윤 대통령을 포함한 국무위원 모두가 물망초 배지를 달고 참석한 바 있다.

단체들은 "윤 대통령은 2022년 5월 10일 취임식에 사상 처음으로 국군포로 세 분과 전시·전후 납북자 가족을 초대했다"며 "김건희 여사 역시 영부인으로서는 처음으로 2023년 4월 12일 국립 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서 납북자·억류자 가족 10명을 만나 위로하고 '우리 국민의 일이고 우리 모두의 아픔' '이제는 정부가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납북자·억류자의 생사 확인과 귀환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4월 26일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북한 내 인권을 증진하고 납북자, 억류자,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고 썼다. 또 "2023년 8월 18일 캠프 공동 성명에서 한미일 지도자들은 '북한 내 인권 증진을 위해 협력을 강화할 것이며, 납북자, 억류자 및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그러나 4월 23일 루마니아, 4월 30일 앙골라, 5월 16일 캄보디아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물망초 배지를 단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기시다 총리를 비롯한 역대 일본 총리들은 정상회의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상징하는 블루 리본 배지를 착용하는 것이 일상화됐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26~27일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언급하며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분들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믿고 싶다"고 전했다. 단체들은 "물론 북한을 상대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우리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탓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단체들은 "2024년 6월 4~5일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및 그 후의 정상회의에서 물망초 배지를 착용하고, 회의 의제와 공동성명에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를 포함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