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농구 대통령' 허재의 아내이자, 허웅 허훈 두 아들의 엄마인 이미수씨. 사진=MBN방송 캡처.
이번 KBL 챔피언결정전은 '동생' 허훈(KT)과 '형' 허웅(KCC)의 맞대결로 관심을 크게 모았다.
두 사람은 최고의 실력을 보여줬다. 허웅은 포스트 시즌에서 가장 활약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KBL 플레이오프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됐다.
허웅은 챔프전 5경기 동안 경기당 18.8점 5.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어시스트가 본인 통산 기록(3.2개)보다 훨씬 많았다.
팀이 패하긴 했지만, 허훈은 감기 기운을 안고 경기 전 링거 주사를 맞으면서도 2~5차전에서 전부 40분을 꽉 채워서 뛰었다. 5경기 평균 26.6점. KCC 내외곽을 폭격했다.
두 형제 모두 최정상의 농구선수로 성장하면서 두 형제를 거의 혼자 키워낸 어머니 이미수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씨는 업소용처럼 아주 큰 냉장고를 집에 놓고 온갖 영양을 챙기면서 농구선수인 두 형제를 키웠다.
이씨는 과거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남들은 애들이 당연히 농구 잘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독하게 훈련시키고 몸에 좋은 재료로만 12첩 반상 차려가며 모든 경기 따라다닌 건 저예요. 애들 아빠는 늘 바빴으니까요."
미대에서 조소(彫塑)를 전공한 이씨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우리 집 아들 셋(허웅·허훈과 남편 허재)은 제가 땀과 눈물로 빚어낸 살아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스타의 2세는 시샘 어린 시선을 받을 때가 있다. 일종의 숙명이다.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가 그랬고, 허재의 아들인 허웅, 허훈도 마찬가지였다.
"웅이는 농구를 늦게 시작해 제가 매일 새벽 체육관에서 몇천 개씩 슈팅 연습을 시켰죠. 신체 부위별로 유명한 의사와 트레이너를 수소문하고, 학부모회장 하며 급식 메뉴도 직접 살폈고요. '극성 엄마'라고 안 좋은 소리 많이 듣기도 했지만, 제 치맛바람이 애들 보호막이었어요. 허재 아들이라는 이유로 감당해야 할 시샘과 견제가 대단했거든요."
이씨의 이야기대로 한국 농구의 대들보로 성장한 허웅, 허훈은 비로소 그녀의 땀과 눈물로 빚어낸 살아 있는 작품이 됐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