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황인찬, 양안다, 육호수 시인의 시집.
매년 3월 21일은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시의 날'이다. 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가 세계 시의 날을 맞아 최근 시집 판매 동향을 공개했다.
최근 시 분야 판매 동향 중 가장 눈에 띈 흐름은 바로 20대 독자의 약진이었다. 예스24 집계 결과, 최근 6년간 시 종합 분야 및 한국 시 분야에서 전체 구매자 중 20대 구매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시 종합과 한국 시 분야 모두 2018년 7%대에서 2023년 14%대로 20대 구매자 비율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6년간 분야별 전체 구매자 중 20대 비율 (자료 예스24)
연도 |
2018년 |
2019년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시 종합 (한국 시+해외 시) |
7.5% |
8.2% |
11.7% |
13.2% |
14.0% |
14.5% |
한국 시 |
7.8% |
8.2% |
12.7% |
13.7% |
14.0% |
14.8% |
또한, 20대 독자들이 펼쳐 든 책도 전 연령대에서 인기 있는 베스트셀러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2023 한국 시 20대 베스트셀러 TOP 10 (자료 예스24)
순위 |
도서명 |
저자 |
출판사 |
1 |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
진은영 저 |
문학과지성사 |
2 |
꽃을 보듯 너를 본다 |
나태주 저 |
지혜 |
3 |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
서덕준 저 |
위즈덤하우스 |
4 |
[예스리커버]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
안희연 저 |
창비 |
5 |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
황인찬 저 |
문학동네 |
6 |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 |
양안다 저 |
문학동네 |
7 |
마침내 멸망하는 여름 |
정 저 |
BOOKK(부크크) |
8 |
여름 상설 공연 |
박은지 저 |
민음사 |
9 |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
박준 저 |
문학동네 |
10 |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
육호수 저 |
문학동네 |
예스24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시 20대 베스트셀러에서는 황인찬, 양안다, 박은지, 육호수 등 2010년 이후 등단한 젊은 시인들의 시집이 대거 상위권에 올랐다. 자신이 직접 느낀 경험과 감정을 솔직한 문체와 신선한 언어로 표현하는 젊은 시인들의 작품에 20대 독자들이 더욱 몰입 및 공감하고 재미를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전 연령대 베스트셀러에서는 나태주, 류시화, 김용택, 윤동주 등 기성 시인들의 시집이 상위권을 점령했다. 특히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나태주 시인의 시집이 10위권 내 5권으로 절반을 차지하며 여전한 기성 시인의 저력을 보여줬다.
2023 한국 시 전체 연령 베스트셀러 TOP 10 (자료 예스24)
순위 |
도서명 |
저자 |
출판사 |
1 |
꽃을 보듯 너를 본다 |
나태주 저 |
지혜 |
2 |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
진은영 저 |
문학과지성사 |
3 |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
나태주 저 |
열림원 |
4 |
오래 보고 싶었다 |
나태주 저/다홍 그림 |
더블북 |
5 |
나태주, 시간의 쉼표 |
나태주 글그림 |
서울문화사 |
6 |
윤동주 전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윤동주 저 |
스타북스 |
7 |
별빛 너머의 별 |
나태주 저 |
알에이치코리아(RHK) |
8 |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저 |
느린걸음 |
9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류시화 편 |
열림원 |
10 |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
김용택 저 |
위즈덤하우스 |
#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별의 길> 등 주목
더불어 지난해 말부터 한층 다채로운 이야기를 소개하거나 시를 색다르게 음미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시집들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먼저 짧은 시 ‘센류’로 일본 노인들의 일상과 고충을 유쾌하게 담아낸 실버 센류 모음집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 1월 출간 이후 1~2월 모두 예스24 시 종합 분야 월간 베스트셀러 1위를 달성했다. 밝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친근한 매력으로 노년의 감성을 자극해 50대(34.4%), 40대(30.8%), 60대 이상(16.8%) 등 시니어 독자들의 구매 비중이 높았다.
코미디언 양세형의 첫 시집으로 관심을 모은 《별의 길》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코미디언’이라는 직업의 기쁨과 슬픔 등 재치있고 애틋한 시들이 담겼다. 방송으로 그를 자주 접하는 한편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등 그의 감정에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연령대 독자들의 호응이 컸다. 예스24 집계 결과 연령대별 구매 비율은 40대(41.6%), 50대(25.3%), 30대(20.6%) 순이었다.
그 밖에 ‘필사’ 트렌드가 SNS에서 지속되며 필사를 테마로 한 시집도 꾸준히 출간되는 흐름이다. 올 1월 출간된 《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 : 헤르만 헤세 시 필사집》은 묵직한 울림을 주는 헤르만 헤세의 시 100편을 필사하며 하루하루 삶의 충일감을 높일 수 있도록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