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DB.
한국 축구계를 흔들고 있는 '핑퐁 게이트'의 장본인 이강인은 22세다. 10살 때 스페인으로 날아갔다. 한국보다 스페인에서 더 오래 살았다. 한국어보다 스페인어에 능통하다.
한국 축구 선배들은 이강인의 가끔 선이 넘는 언행을 이해해 줬다. 문화의 차이를 인정한 것이다.
이강인이 축구를 배운 스페인은 축구 강국이다. 유럽 최고 명문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보유국이다.
그런데 스페인은 모래알' 팀으로 악명(惡名)이 높았다. 수도(首都)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한 카스티야와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카탈루냐·바스크 간의 뿌리 깊은 지역감정이 원인이었다.
선수들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도 출신 지역별로 따로 놀았다. 세대별로 따로 논다는 대한민국 대표팀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무적함대' 스페인의 메이저대회 성적표는 기대 이하였다. 유럽축구선수권에선 우승(1964년) 한 번, 월드컵에서 4강(1950년) 진출이 전부였다.
스페인은 유로 2008 때부터 환골탈태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스페인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첫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유로 2012에서도 우승했다. 메이저대회 3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대기록에는 숨은 공로자가 많다. 특히 중재 역할을 하는 선수가 많았다. 사비 에르난데스(바르셀로나)가 레알 마드리드의 라모스를 "매너가 없다"고 비난해 팀에 내분이 일었을 때도 두 선수 사이를 오가며 인간 오작교 역할을 한 선수가 이케르 카시야스, 사비 알론소 등 여럿이었다.
감독이던, 선수던 이런 인간 오작교 역할을 하는 인물이 많아야 원팀이 될 수 있고, 최고의 선수들로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명언이다. 이 말을 명심하지 않는다면 월드컵 본선 11회 연속 진출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크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