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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열광한 ‘대학로’의 부활

‘또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종로구 대표 축제 부상 기대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talkto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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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구청장 정문헌)가 주최하고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주관한 ‘또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사진=종로구청

오늘이 제 생애 첫 연극 공연이었어요. 거리에서의 야외 공연은 배우로서 쉽게 얻을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연극 끝까지 간다에서 오필리어 역을 연기한 극단 북극곰 예술여행의 배우 손예지 씨의 데뷔 무대 소감이다.

 

대학로의 말 그대로 거리에서 연극판이 벌어졌다. 조명이나 소품, 무대 장치 하나 없이 오직 배우와 관객의 상상으로 만들어가는 공연이었다. 시민들은 기꺼이 아스팔트 도로 위에 모여 앉았다.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관객과 배우가 하나가 된 순간이었다.

 

7시간 순삭하게 만든 다채롭고 풍성한 공연과 체험 거리

 

지난 923일 낮 12시부터 저녁 730분까지,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부터 서울대병원 입구에 이르는 약 350m 구간의 6차선 도로가 자동차 대신 시민으로 가득 찼다종로구(구청장 정문헌)가 주최하고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주관한 또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를 찾은 인파다.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연과 예술 체험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이날 행사는 지역 내 문화관광벨트를 조성하고 보행 관광을 활성화하고자 마련됐다.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첫 번째 캐스팅 스폿을 시작으로 축구와 하키 슈팅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존, 영화 스타워즈 소장품 전시를 구경하고 코스튬을 입은 이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색적인 포토존, 쏟아지는 인공 빗속에서 우산과 꽃다발을 들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프로포즈존,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기획한 영플레이존, 다양한 공예와 예술 체험을 할 수 있는 거리미술관 등이 알차게 구성됐다.

 

이어지는 구간도 두 번째 캐스팅 스폿에서 릴레이로 펼쳐지는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추석을 맞이해 진행된 널뛰기, 윷놀이를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존, 태권도 시범과 EDM 디제이 댄싱경연대회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열린무대, 거리에 놓여있는 그랜드 피아노와 드럼에서 누구나 자유 연주를 할 수 있는 퍼포먼스 프리존, 시원한 파라솔 아래 편안한 빈백에 누워 가을날을 즐길 수 있는 그린파크 쉼터까지 행사를 찾은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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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구청장 정문헌)가 주최하고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주관한 ‘또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사진=종로구청

 

문화의 광장에 와 있는 느낌

 

누가 뭐라고 하지 않고 자유롭게 즐기는 이런 축제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주말에 대학로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니까 문화의 광장에 와 있는 느낌입니다.”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 차 없는 거리 행사에 참여한다는 공예가 김수미 씨는 거리미술관존에서 파우치 만들기 체험 부스를 맡았다. 김씨는 오늘은 화창한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연인과 가족 단위로 많이 찾아 주셔서 체험 프로그램이 인기가 좋았다면서 더 배우고 싶다고 공방 위치를 묻는 분들도 있다며 행사 참여가 톡톡한 홍보 효과가 있다고 했다.

 

대학로의 차 없는 거리는 남다른 역사가 있다. ‘대학로는 그 이름에 걸맞게 여러 대학들을 끼고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번화가다. 1980년대부터 차량 통행금지 등으로 문화 공연을 위한 특화 거리로 조성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학, 시민 모두 함께 상생하는 축제의 장

 

8살 아들과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가 들렀다는 이선희씨는 “20대 때 대학로에 왔었는데 20년 만에 아들과 함께 오니까 감회가 새롭다아이가 계속 체험을 하자고 해서 언제 집에 갈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번 행사에는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찾은 시민이 많았는데, 도자 공예, 송편 비누 만들기, 캐리커쳐, 양모 퀼트, 석고 아트, 비즈 아트까지 10가지가 넘는 다양한 공예존이 풍성한 체험거리를 제공했다.

 

도자기 공방 랩포터리를 운영하는 안예은씨는 공방에서는 예약한 손님만 만나게 되는데 행사에 참여하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더욱 생기가 있다면서 요즘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공방에 찾아오는 손님이 줄어 걱정하던 찰나 이렇게 밖으로 나와 손님들을 만나게 돼 좋다고 했다.

 

이날 비즈 공예 부스를 운영한 성균관대학교 디자인학과 4학년 신혜영씨와 유지은씨는 지난달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차 없는 거리행사에도 참여했다올해 졸업반인 신씨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취업할 생각도 있지만 비즈공예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공방을 하고 싶다면서 부스 참여가 이러한 시도를 해보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참여 기회를 준 종로구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대학과의 협력으로 왕성한 활기를 더하다

 

대학로 행사이니 만큼 지역 대학과의 협력은 이 행사의 큰 특징이다. 특히 MZ세대나 연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부스는 단연 상명대학교 영플레이존의 길거리 GYM이었다연인과 함께 즉석에서 턱걸이에 도전한 현진우씨는 젊은 세대들의 향취가 느껴지는 체험이나 참여가 많아서 남들이 하기에 나도 도전해봤다,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하고 싶게 만드는 길거리 GYM을 기획했다는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임경환씨는 이번 행사 참여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요즘 대학교의 축제들이 어느 순간 천편일률적으로 아이돌 스타들이 와서 춤추고 쇼하는 노래, 밤의 공연으로 학교마다 경쟁하듯이 치르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대학로에서 대학교 간 상호교류하고 대학생들이 모여서 어떤 문화를 나누고 공유하고 하는 이런 공간들이 필요한 시점에 대학로를 차 없는 곳을 마련해준 종로구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상명대학교 영플레이존은 상명대총학생회와 인문사회과학대학 학생 50여명이 자원봉사로 참여해 상명대 마스코트 수뭉이인형 탈과 폴라로이드 사진 찍기, 추억의 오락실, 캐리커처, 마술공연 등 즐길 거리를 가득 준비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아이들이 바닥에 앉아 즉석에서 보드게임 대결을 하며 정겨운 모습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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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구청장 정문헌)가 주최하고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주관한 ‘또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사진=종로구청

 

또 놀러 가고 싶은 거리로젊음을 이끄는 좋은 축제의 힘

 

이번 또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행사가 다른 축제와 차별되는 또 하나의 매력은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아카펠라, 악기연주, 뮤지컬, 연극, 인디 락밴드, 현대무용, 방송 댄스 등의 공연이었다.

 

이번 행사에서 대학로 열린무대, 캐스팅 경연대회에 참가한 9개 팀이 30분씩 공연을 펼쳤고, 심사를 통해 최종 3개 팀이 한 번 더 무대에 오르는 기회를 얻었다.

 

유서 깊은 연극의 메카 대학로의 수준 높은 공연을 코앞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이번 행사 참여자들만의 특권이었다.

 

케이팝의 인기에 힘입어 리얼리티 세븐댄스학원의 방송 댄스 공연도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댄스 강사 김세이씨는 코로나19 이후 공연은 처음이라 모두 즐겁게 참여했다고 말했다.

 

무대가 따로 없이 이렇게 자유롭게 즐기고 춤추는 대학로 거리가 있다는 것이 진정한 축제의 공간이 아닐까 생각해요. 젊은 사람들끼리 모여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3주간 열정을 다해 연습해서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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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구청장 정문헌)가 주최하고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주관한 ‘또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 행사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사진=종로구청

 

방송 댄스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음악이 흘러나오자 여기저기서 노래 맞춰 춤을 추고 어린아이들은 재주넘기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널뛰기, 활쏘기, 투호, 지게 등 추석 전통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걸어 다니던 길은 하나둘씩 차도로 바뀌고 걷고 즐기는 이들의 공간은 좁아졌다. 그만큼 모두 함께 나와 같은 공간에서 예술을 즐기는 거리 문화는 사라져갔다.

 

주최 측은 지난 8월 성균관대학교에 이어 상명대학교와 함께 마련한 이번 또 놀러와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행사의 기획에는 대학생과 시민, 지역 상권이 함께 동참하고 상생하며 대학로의 새로운 존재감을 찾아보고자 하는 실험적인 부분도 있었다면서 “6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행복한 웃음이, 대학로를 비워주고 열어둬야 한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입력 :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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