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민병헌의 개인전, ‘戒’(계)가 11월 19일까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갤러리 구조’에서 열리고 있다.
민병헌 작가는 40여년간 흑백 스트레이트 사진 작업을 해오며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한 작가다. 촬영부터 인화까지 홀로 아날로그 방식의 젤라틴 실버 프린트를 고수한다. 처음 기록한 이미지에 보정 등 손을 대지 않는 걸로도 유명하다. 그러므로 민병헌의 미적 세계를 관통하는 단어는 ‘戒律(계율)’이다.
극도의 섬세함으로 완성한 은은한 회색조와 부드러운 질감은 보는 이에게 시적인 감각을 일깨운다. 잔잔하고 담백한 시선으로 포착한 순간들은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흔적으로 남아 잊힌 감성들을 다시금 떠오르게 한다. 사진 속 아스라한 풍경과 인물들은 숨결이 세세하게 전해지는 듯 느껴지며 또한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새벽녘 입안에 남는 전날 밤 꿈의 맛과 닮았다”고 표현한다.
민병헌은 자신만의 직관적인 감성과 시선을 은은한 회색조의 프린트로 표현한다. 그의 작품 스타일을 두고 ‘민병헌 그레이(grey)’라 표현한다. 대표작으로는 ‘Deep Fog’와 ‘River’, ‘Snow Land’, ‘Waterfall’, ‘Body’ 등의 연작 시리즈가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시카고 현대 미술관, 휴스턴 미술관, 프랑스 국립조형예술관 등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 중이다.
이번 전시는 40여년을 거쳐 온 민병헌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전시다. 전시 타이틀은 작가가 가진 ‘戒律(계율)’에서 착안한 ‘戒(계)’. 전시에는 민병헌 작가의 대표작품 ‘Snow Land’, ‘Deep Fog’, ‘River’, ‘Body’ 시리즈 등 총 34점이 선보인다. 뮤지션 선종표가 작품에 헌정한 곡을 함께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