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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가을밤, 컬러풀한 거리 속으로 걸어 가(街)야행

영월야행 시리즈 ①

최덕철  기자 dch@chosun.com

사진 양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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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의 밤은 일찍 찾아온다. 직장인들은 집으로 가거나 호프집으로 모이고, 운동 나온 사람들은 팔을 잔뜩 휘저으며 동강 둔치를 걷는다. 고요의 시간 속에 공존하는 역동의 밤. 이 밤을 그냥 보내는 것은 가을에 대한 모독 같아 유독 늦은 밤까지 불이 환한 곳으로 발을 옮긴다.
영월의 첫 자음 ‘OO’을 표현한 것 같은 영월관광센터 내 LED 그네.

영월 여행의 시작점, 영월관광센터

청령포 가는 길, 붉은색 외관에 독특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영월관광센터에 오래도록 불이 켜져 있다. 오는 1028일까지 야간개장에 들어가서다.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일요일은 오후 8시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10시까지 문을 열어둔다.

 

영월관광센터는 강원도 폐광지역(영월, 태백, 정선, 삼척)의 통합관광을 위한 거점지원센터로 202110월 개관했다. 동굴의 중첩된 이미지를 형상화해 4개 도시의 연결성과 상징성을 건축물에 담아냈다. 동굴을 형상화해서인지 문을 열고 들어서기 전까지는 안에 어떤 세상이 있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한 가지 장담할 수 있는 건 기대 이상이라는 점이다.

 

영월관광센터 정문을 열고 들어서면 갑자기 넓어지는 공간의 확장성 때문에 눈이 커진다. 문득 에스컬레이터 너머엔 뭐가 있을까 궁금해지면서 미어캣마냥 고개를 쭉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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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월관광센터가 오는 10월 28일까지 야간개장에 들어갔다.

 

반짝반짝 빛나는 영월의 밤

운탄고도1330 통합안내센터와 푸드코트존이 있는 1층을 지나 나선형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간다. 야간개장에 맞춰 미디어체험관과 상설전시관도 전시 시간을 늘렸다. 상설 전시관인 제1·2전시실에서는 830일까지 이정옥 작가의 민화 리빙아트, 나비되어 날다전시가 열린다. 자개장, 병풍 등 민화를 접목한 다양한 생활용품을 통해 민화의 아름다운 장식성과 실용성을 보여준다. 화려한 색감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하나씩 눈에 담는 즐거움이 있다.

 

3층 옥상정원에 오르면 동화나라에 온 것 같다. 조약돌, 초승달, 달토끼 모양의 조명들이 빛을 밝히고 있어서다. 하늘을 향해 쭉 뻗어 올라간 민들레홀씨 조명은 시시각각 색을 바꿔 분위기를 더한다. 커플링 두 개가 매달려 있는 것 같은 LED 그네도 가을밤의 낭만을 한층 고조시킨다. 옥상정원에 서면 나도 모르게 눌러 두었던 동심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잠시 어린아이로 돌아가 사뿐사뿐 뛴다거나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몸을 빙빙 돌리며 꺄르르 웃고 있다. 옥상정원 건너편으로 송림이 우거진 청령포가 손에 잡힐 듯 눈에 들어온다. 옥상정원 옆 아트라운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공연이 열린다. 7월까지는 연극 진씨네 장의사를 공연했고, 99일까지는 어린이뮤지컬 영월 별주부, 10월부터 11월까지는 뮤지컬 뗏목은 흐른다를 연이어 공연한다. 공연 한 편 보고 나오면 해 질 무렵. 밤이 깊어질 때까지 영월관광센터에서 먹고, 배우고, 즐기고, 느끼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지난해 입장객 16만 명, 유료 관람객 2만 명을 돌파하며 개관 1년 만에 영월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영월관광센터는 영월 야행(夜行)의 시작점으로 꼽기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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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월관광센터 3층 테라스 전망대에 아기자기한 조명들이 불을 밝히고 있다.

 

음악으로 소통하는 밤, 별 헤는 밤 콘서트

영월 도심을 걷다가 우연히 들리는 음악 소리에 몸이 이끌린다. 영월역 인근 덕포문화공간 진달래장에서 영월군 도시재생지원센터가 기획한 문화예술행사 별 헤는 밤 콘서트가 한창이다. 별 헤는 밤 콘서트는 지난해 8월 말부터 총 4주간 매주 토요일 밤마다 사람들을 음악의 세계로 인도했다

 

여행객, 주민 할 것 없이 익숙한 음악은 함께 따라 부르고, 낯선 음악은 귀 기울여 들으며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속에 함께 했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나는 문화예술공연은 먹이 화선지에 스며들 듯 부드럽게 마음을 적신다. 복잡한 일들과 잠시 거리를 두려고 떠난 여행, 켜켜이 닫아두었던 마음의 빗장이 스르륵 열린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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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밤 거리를 수놓은 영월애달시장.

 

지난해 큰 호응을 얻은 별 헤는 밤 콘서트는 올해도 4월부터 진달래장에서 매달 1회씩 사람들과 만났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올해 콘서트는 열리는 요일이 모두 다르다는 점. 아이가 있는 가족을 위한 우리 가족 만세 콘서트, 별총총센터 개관 기념 콘서트, 원주에서 온 예술가들의 버스킹, 영월 지역 청년들을 위한 파티, 타 지역 예술가 초청공연인 어르신들을 위한 버스킹의 날 등 다채로운 주제로 콘서트가 열려 영월의 봄, 여름밤을 수놓았다. 924일 일요일에는 초가을 달밤에 우리 낭만하자구요를 주제로, 930일 토요일에는 추석연휴 공연 및 노래자랑대회 달달 무슨 달 파티가 열려 가을밤을 음악 선율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사람 모이는 곳에 먹거리 장터가 빠질 수 없는 법. 별 헤는 밤 콘서트의 일환인 먹거리 장터는 오후 630분부터, 콘서트는 7시부터 열린다.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제3영월애()달시장도 연다. 덕포리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2021년 처음 추진한 영월애달시장은 특색 있는 먹거리와 초대가수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난해 제2회 행사 때는 행사 기간인 나흘 동안 1만여 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였다. 올해 행사는 10월 중, 나흘간(~일요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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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달래장에서 열리는 별 헤는 밤 콘서트가 가을밤의 낭만을 더한다.

 

산이 높아 밤이 더욱 일찍 찾아오는 영월의 가을밤. 서서히 내려 앉은 어둠 사이로 불빛 따라, 별빛 따라 영월 도심 곳곳을 거니는 특별한 경험이 펼쳐진다. 때로는 음악 소리에 이끌려 발길이 머물고, 때로는 왁자한 야시장 분위기에 취해 밤이 흐르는 것도 잊어버린다. 올가을, 영월의 밤 거리를 휘적휘적 거닐며 이전에 알지 못했던 영월의 또다른 매력에 흠뻑 빠져보자.

입력 :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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