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현지시각) 러시아 항공 당국 관계자들이 프리고진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비행기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6월 무장 반란을 시도한 러시아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반란을 중단한 프리고진을 처벌하지 않기로 했었다. 그럼에도 프리고진을 둘러싸고 끊이지 않던 신변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다.
23일(현지시각) 러시아 재난 당국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엠브라에르 레가시 제트기가 트베리 지역의 쿠젠키노 주변에 추락했다”며 “초기 조사 결과 승무원 3명을 포함해 탑승한 10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러시아 항공 당국은 “탑승자 명단에 프리고진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가 사고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추락 현장에서는 시신 8구가 확인됐으나 프리고진의 생사 여부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항공 당국은 “프리고진과 드미트리 우트킨이 해당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밝히며 프리고진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프리고진과 함께 숨진 드미트리 우트킨은 프리고진과 함께 바그너그룹을 설립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미국 당국자들은 프리고진 사망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23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휴가차 네바다주(州) 타호 호수에 머무는 동안 프리고진의 사망 관련 보고를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사안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전에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내가 한 말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난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무엇을 탈지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난 놀랍지 않다”고 밝혔다.
앞선 7월 바이든 대통령은 프리고진의 반란과 관련 그의 신변을 묻는 질문에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먹는 걸 조심할 것이다. 메뉴를 예의주시하겠다. 농담일 수도 있지만 누가 알겠나”라며 독살 가능성을 언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배후에 있느냐는 질문에는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는 일은 별로 없다”고 답했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