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중국은 저가차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총 107만대의 차량을 해외에 수출,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1분기 중국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107만대의 차량을 해외에 수출했다. 반면 오랫동안 자동차 1위 수출국 지위를 유지해온 일본은 1분기에 6% 증가한 95만4185대를 수출했다.

우리나라는 전년 동기 대비 30.8% 증가한 68만4009대를 해외에 수출했다.

그렇다면 중국 자동차, 정확히는 중국 전기차의 일본차 수출 추월을 자동차 대국 일본에서는 어떻게 바라볼까.

《뉴스위크》 일본판은 최신호(6월 6일자) 기사 <쇠퇴하는 일본 자동차 산업>을 통해 "중국에서 국산 자동차 점유율이 확대되고 일본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중국에서 닛산의 신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5%, 혼다와 도요타 자동차도 약 19% 감소했다. 이는 중국에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지난해 예측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EV차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져 2025년이면 세계 경차 판매의 20%, 2035년이면 약 6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작년 세계 전기차 수출 시장의 약 35%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10%포인트나 확대된 것이다.

그래픽=조선DB

일본차 업계, 전기차 부진시 GDP 14% 하락 우려

이에 비해 일본의 EV 시장 점유율은 18년 약 25%였으나 22년에는 오히려 10% 이하로 떨어졌다. 머지않아 자동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될 전기차 분야에서 중국에 크게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일본 경제 전체에서 자동차 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어쨌든 일본의 3대 대기업 중 2곳이 자동차 업체(도요타와 혼다)이며, 자동차 산업은 직간접적으로 약 540만 명, 즉 일본 노동인구의 약 8%를 고용하고 있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작년년 일본 수출 총액의 18%에 해당하는 136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과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일본 경제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환경보호단체인 클라이밋 그룹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계속 부진할 경우 향후 170만 개의 일자리와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잃을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일본의 GDP가 14%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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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 업계도 위기감 고조

한국은 자동차 산업의 상대적 중요성은 일본보다 낮지만, 여전히 국가 경제의 명운을 좌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이런 불안감을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20년 GDP의 약 3%, 제조업 고용의 1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현대차(4위), 기아자동차(5위), 현대모비스(6위)가 이름을 올렸고, 1위인 삼성은 첨단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이기도 하다.

'22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 상위 20위권에 한국 기업이 2개, '21년 자동차 부품업체 상위 100대 기업 중 9개사가 포함되는 등 자동차 산업은 반도체, 전자기기와 함께 떠오르는 한국의 첨단 제조업을 상징하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차 산업은 현재로서는 일본보다 훨씬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신모델이 수출 성장을 견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한 54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상반기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량 인도가 지연돼 2.4% 감소한 168만4000대에 그쳤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사업 기회와 경쟁을 생각하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차의 점유율은 16년 8%에 육박하던 점유율이 작년 2% 이하로 떨어졌고, 작년 1분기에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하면서 여러 한국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내 공장 폐쇄를 결정하기도 했다.

향후 中 대응해 한미일 동맹관계 더욱 긴밀

《뉴스위크》 일본판은 중국 자동차의 수출 1위를 계기로 ‘일본 및 한국과 미국의 동맹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동맹국에 새로운 무역 기회를 제공하는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 쇼어링(friend shoring)'과 같은 조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의 기술 개발을 봉쇄하기 위해 선진국들 사이에서 더 넓은 전선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 국가들의 적대적 관계의 영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기차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터리와 그 생산에 필요한 리튬 등 핵심 광물이 안보 이슈가 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