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만나 1시간 30분에 걸쳐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김 여사는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권양숙 여사의 사저를 예방했다. 권 여사는 현관 앞으로 나와 웃으며 김 여사를 반겼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비공개로 진행된 대화에서 김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해왔다"고 했고, 권 여사는 윤 대통령이 과거 봉하마을을 찾아 참배하고 자신을 찾아왔던 얘기를 하며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 김 여사는 "국민통합을 강조한 노 전 대통령을 모두가 좋아했다"며 노 전 대통령을 다룬 영화 '변호인'을 윤 대통령과 보며 눈물을 흘렸던 이야기를 했다.

이어 권 여사에게 대통령 배우자의 역할에 대해 조언을 구했고, 권 여사는 "정상의 자리는 평가받고 채찍질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많이 참으셔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대통령 배우자로서의 삶과 애환, 내조 방법 등에 대해 허물없는 대화를 주고받았으며 김 여사가 "앞으로 자주 찾아뵙겠다"고 인사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권 여사는 사저 앞의 살구나무에서 잘 익은 열매를 따 김 여사와 나누어 먹기도 했다. 이 나무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에 자리를 잡을 때 심은 것이다. 김 여사는 이날 권 여사가 빵을 좋아한다며 빵을 준비해 선물했다. 권 여사는 김해 특산품인 김해장군차를 대접했으며 '노무현의 사람 사는 세상' 책 4권을 김 여사에 선물했다.

김 여사는 권 여사와 만남을 마친 후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관인 '깨어있는 시민문화 체험 전시관'을 방문한 후 상경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