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라자로 대주교(71세)가 추기경에 임명됐다.  교황청 장관으로 임명된 지 약 11개월 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9일(현지시간) 바티칸 사도궁에서 주일 삼종기도를 한 뒤 유흥식 대주교를 포함한 신임 추기경 2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추기경은 전세계 가톨릭 교회에서 교황 다음의 권위와 명예를 가진 최고위직이며 한국인으로는 유 추기경이 네 번째다.  유흥식 신임 추기경 서임식은 오는 8월 27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다. 

유 추기경은 1951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고 이탈리아 로마 라테라노대 교의신학과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79년 현지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1983년 귀국했고 2003년 대전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서품됐다. 2005년부터 대전교구장으로 직무를 수행해오다 작년 6월 전 세계 사제·부제의 직무와 생활, 신학교 사제 양성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발탁됐다.  교황청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장관이 되면서 추기경 임명이 멀지 않았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추기경(樞機卿·Cardinalis)은 교황을 직접 보필하면서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을 직접 관할하는 자리로 교황의 최고위 보좌관으로도 불린다.  전세계 모든 추기경이 소속된 추기경단은 교회법상 교황의 최고 자문기관이다. 추기경 제도는 4세기 초반에 시작됐고, 추기경단이 구성된 것은 12세기 중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기경은 교황이 전세계 교회에서 선정해 임명한다. 추기경은 바티칸 시민권을 갖게 되며 해외 국가 방문시 국가원수에 준하는 예우를 받는다.  추기경은 80세까지 지위를 유지하게 되며 교황 서거 또는 퇴임시 교황 선출 투표( 콘클라베:Conclave)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는다.  80세가 되면 법률상 자동적으로 교황 선거권을 비롯한 모든 직무가 끝난다. 80세 연령 제한은 1971년 교황 바오로6세때 생긴 규정이다. 

한국인이 추기경에 임명된 것은 김수환 스테파노(1922~2009)·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염수정 안드레아(79) 추기경에 이어 네 번째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염수정 추기경(79세)와 유흥식 추기경 두 명이 교황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갖게 되면서 한국 가톨릭의 위상도 더 올라갈 전망이다. 

현재 해외에 있는 유흥식 추기경은 임명 후 국내 언론과 통화에서 "이 영광을 한국 순교자와 한국천주교회, 그리고 한국 국민께 바친다"며 "이는 한국 순교자들의 기도와 믿음 덕분이며, 한국천주교회와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결과"라고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