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국립국어원
국립국어원은 “외래어표기법상 러시아식과 우크라이나식 표기가 모두 사용 가능하며 우크라이나식 표기 시 수도는 ‘키이우’가 적합하다”고 3일 밝혔다.
국립국어원 공공언어과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어 표기와 관용 표기(러시아어 표기)를 함께 쓸 수 있으며 실례로 ‘키이우(키예프)’‘키예프(키이우)’로 표기할 수 있다.
지난 1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크라이나 지명이 러시아식으로 잘못 사용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수도는 키예프가 아닌 ‘크이우’로, 크림반도는 ‘크름반도’ 등으로 표기해 달라고 했다.
대사관은 “침략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학살하고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지명이 침략국인 러시아 발음으로 한국에서 표기되는 사실은 우크라이나인에게 큰 상처와 아픔”이라고 했다.
이에 국립국어원은 “한글 표기상 ‘크이우’가 아닌 ‘키이우’가 맞는 표현”이라고 했다.
국립국어원은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 간 음소 체계 차이 때문”이라며 “우크라이나어의 и는 우크라이나에서 ‘으’와 ‘이’ 사이로 발음되고, 그 두 음소 표기를 구분하는데 한국인에게는 구분이 안되는 음소다.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위원회(이하 외심위)에서 이런 사항을 고려해 만든 우크라이나식 표기지침에 따라 국민적 혼란이 없도록 이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크림반도’는 ‘크름반도’가 아닌 ‘크림반도’가 맞는 표기이다.
다만 국립국어원 측은 “현재 제시한 표기는 외심위 미확정안으로, 외심위의 결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외국인명·지명표기 등은 외심위 공동위원회를 통해 공개하고 있지만 최근 올림픽처럼 선수 인명 표기나 우크라이나 표기법 관심에 따라 시의성이 급할 때 외심위 전에 표기 지침을 선제적으로 공유한 것”이라며 “심의를 거친 뒤 세세한 표기법이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국립국어원은 우크라이나어 한글 표기에 대한 관련 자료를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