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안타까운 장면이 두 개 있었다. 첫 번째는 김연아가 편파 판정 논란 속에 은메달을 딴 것이다. 

세계 2위도 대단한 기록이지만 김연아는 완벽한 경기를 펼치고도 러시아 선수에게 무릎을 꿇었다. 꼭 금메달의 주인공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두 번째는 쇼트트랙의 수퍼스타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 '빅토르 안'이란 이름으로 3관왕에 올랐을 때다. 당시 남자 쇼트트랙은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임효준이 6일 중국 귀화를 결심했다. 임효준의 에이전트사는 "중국 귀화는 아직 한참 선수 생활을 이어갈 시기에 그러지 못하는 아쉬움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1500m 금메달과 남자 500m 동메달을 목에 걸며 활약했던 임효준은 2019년 6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암벽 등반 훈련 중 대표팀 후배 A의 바지를 잡아당겨 다른 선수들 앞에서 신체 부위를 드러나게 한 혐의(강제추행)로 기소됐다. A 선수는 임효준을 같은 혐의로 대한체육회에도 신고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1년을 받은 임효준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되며 징계가 확정됐다. 임효준은 지난해 3월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상대로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무효 확인 소송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임효준의 1년 자격정지 징계는 중단된 상태다.

임효준은 지난해 5월 1심에서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같은해 11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중국은 2022년 2월 자국에서 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3년 전부터 전 세계 동계 종목 인재들을 끌어모아 준비 중이다.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김선태 감독, 안현수 코치에 이어 임효준까지 합류하게 되면 그야말로 ‘제2의 한국팀’이 된다. 베이징올림픽을 1년 앞두고 한국 대표팀 내부 사정을 훤히 아는 경쟁팀이 생긴 것이다. 중국이 홈그라운드 이점까지 살린다면 한국 대표팀의 위상도 꺾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 미국 상원의원 일부가 1년 후(2022년 2월 4일 개막) 열릴 예정인 베이징 동계올림픽 철회 결의안을 제출했다.

결의안은 “중국은 신장에서 위구르족을 학살하고, 홍콩의 민주주의를 탄압했으며, 대만을 위협했다”라며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 신청을 다시 받아 인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국가가 개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또 “인권을 탄압하는 집단 수용소를 운영하고, 조직적으로 홍콩 주민을 억압하는 중국이 올림픽을 개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