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청송 객주문학관에서 파안대소하고 있는 김주영 씨. 그는 “현 정부의 정책은 초가삼간에 큰 장롱을 들여놓겠다는 격”이라고 말했다. 사진=최보식 조선일보 선임기자
작가 김주영 씨가 작심하고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에 죽비를 들었다. 김 씨는 《조선일보》‘최보식이 만난 사람’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보수로 규정짓고 “현 정부의 정책은 초가삼간에 큰 장롱을 들여놓겠다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김 씨는 자신이 보수가 된 이유를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시야가 넓어졌고 나라 장래 걱정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한반도 정세를 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관점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우리 동의 없이 한반도에서 군사행동 결정할 수 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 “6·25 때 김일성이 우리 동의를 받고 우리에게 물어보고 쳐 내려왔나”면서 “대통령 외교 안보 특보라는 사람(문정인)도 마치 김정은이 가만히 있는데 트럼프가 험한 말을 한다는 식으로 미국 언론매체에 말하더라. 청와대에서 이런 사람을 그냥 놔두는 것도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가치와 정책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김대중·노무현만이 아닌 이승만·박정희로 이어지는 역사 속에 있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 하는 것을 보면 좌파 일색의 가치와 정책뿐”이라며 “가령 대기업이 돈을 벌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싹 무시한다.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를 못 내게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면서 연설할 때마다 ‘통합’이라는 말을 한다. 차라리 ‘내 사람 데리고 좌파 정책을 쓰겠다’고 하는 게 정직하다”며 날을 세웠다.
김 씨는 문 대통령이 “정의와 상식, 국민 주권으로 가고 있다”고 자찬한 발언에 대해서도 “자기들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이분은 촛불집회로 갑자기 대통령이 되면서 영웅 심리에 빠진 게 아닌가. 평상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궤도에서 너무 이탈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좌파 정책을 보면 초가삼간에 들여놓을 수 없는 큰 장롱을 들여놓겠다는 격”이라고 했다.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문 대통령의 선의(善意)에 대해서는 “방법에서 달라야 한다. 뒤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뒤돌아볼 줄 몰라서 이런 사태를 맞았지 않았나.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면서 ‘내가 최선이고 비판하는 사람은 악(惡)’으로 여기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좌파 이상주의에 빠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노동 등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정규직 전환하고 최저임금을 올려주겠다는 마음은 좋은데 뒤에 어떤 문제가 따르는지를 돌아보지 않다”며 “나라의 앞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돌아보지 않고 ‘한번 바꿔보겠다’는 욕구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이상이 아니라 마치 훼방꾼(좌파 시민·사회단체들)과 손잡고 나랏일을 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와 색깔과 논리는 다르지만 똑같이 편중돼 있다”면서 “결국은 비슷한 길로 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단언했다.
한편, 작가 김주영 씨는 1980년대 초 소설 ‘객주’로 ‘낙양의 지가(紙價)를 올린’ 바 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사 준비위원으로 참여했고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과 국민과의 대담’을 세 차례 진행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민대통합위원 및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몇 달 전 장편소설 《뜻밖의 생》을 내 화제를 모았다.
글=월간조선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