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감사의 정원'에 가 보니... 일부의 선동과는 달리 높이와 면적 적절

"생명을 바친 이들에 대한 영원한 헌정... 부디 이들의 기억이 시간의 저편으로 잊히지 않기를" (룩셈부르크의 석재 기증 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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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9일 저녁 무렵 광화문에서 약속이 있어서 나간 길에 서울시가 조성한 '감사의 정원'을 둘러보았다. 첫 느낌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공공장소에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가치를 보여주는 조형물이 들어섰구나'하는 것이었다. 이 기념 조형물은 단순히 6.25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도움을 주었던 22개 나라에 대한 감사의 표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대한민국이 앞으로도 자유국가로 남을 것이며,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휴전선 이북으로, 동북아로, 세계로 전파하는 소명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담은 것이다.
그 다음 느낌은 생각보다는 작다는 것이었다. '감사의 정원'에 반대하는 자들은 위압적인 조형물이 광화문광장 전부를 차지해서 세월호 관련 집회 등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차단물인 것처럼 선동했다. 하지만 '감사의 정원'은 광화문 광장의 일부 공간만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집회를 할 공간은 얼마든지 있었다. 내 생각에는 딱 적절한 크기였다. 기념물의 높이는 6.25를 기억하는 의미에서 6.25m라고 한다. 이 정도 공간조차도 6.25 참전-지원국들에 대한 '감사의 정원'으로 내주지 못하겠다는 건, 인색한 게 아니면 사악한 거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조형물에 그 나라 특산의 석재를 기증한 나라들의 헌사였다. 그리스는 볼라카스 화강암을, 벨기에는 블루스톤을, 룩셈부르크는 길스도르프 사암을, 네덜란드는 델프트 블루타일을, 노르웨이는 라르비카이석을, 벨기에는 블루스톤을, 독일은 베를린장벽의 잔해를, 인도는 반시 파하르 푸르 사암을 기증했다. 그 헌사들은 짧지만 가슴에 와 닿았다.
그리스 - 한국전쟁으로 명을 달리한 그리스 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특별시의 기념비 건설 사업에 화강암을 기증하면서 여러 가지로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기념비는 여러 나라가 힘을 합쳐 한 나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대의를 위해 이역만리 낯선 곳에서 싸운 그리스 군인들에게 바치는 영원한 헌사입니다. 이를 통해 그들의 용기와 희생을 드높이고 마음속 깊이 간직할 것입니다. 또한, 그리스와 대한민국 간의 우정과 은혜의 연결고리를 굳건히 하기 위한 몸짓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후손들이 양국을 이어준 용기와 연대의 가치를 지각하고, 공동의 역사를 인식하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중략) 볼라카스 대리석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가 위기에 처했을지라도 국제 협력을 통해 힘과 균형을 수복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볼라카스 대리석을 통해 대한민국과 그리스 간의 흔들리지 않는 우정이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볼카리스석에 대해 '화강암'과 '대리석'이라는 표현이 섞여 있는데, 대리적이 맞을 듯-기자 주)
룩셈부르크- 대한민국의 자유 수호를 위해 한국전쟁에서 한국군 및 동맹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운 룩셈부르크 지원병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본 석재를 기증합니다. 광화문 광장의 기념비는 머나먼 타국 땅에서 목숨을 잃어간 이들의 빛나는 용기, 희생, 헌신을 확인하고 또 기억하겠다는 상징입니다. (중략) 본 석재는 평화와 자유를 향한 공동의 헌신에 뿌리를 둔 양국 간의 지속적 우정과 감사를 시사합니다. 세월을 이겨내는 견고한 이 석재는 생명을 바친 이들에 대한 영원한 헌정입니다. 부디 이들의 기억이 시간의 저편으로 잊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네덜란드-한국전쟁 참가국과 재향 군인의 은혜, 희생, 헌신을 깊이 새기고, 자유와 연대의 가치를 드높이기 위한 상징적인 기념비를 광화문 광장에 세울 것입니다. 네덜란드는 전통적인 델프트 블루 타일(Delft Blue tile)을 기증해 기념비에 독특한 문화적 정취를 더하고, 이로써 지속적 가치에 대한 네덜란드의 헌신을 표상합니다. (중략) 이 타일들을 기증함으로써, 네덜란드의 풍부한 유산을 전하고, 자유, 결속, 그리고 양국 간의 지속적 유대를 향한 끝없는 헌신을 상징하고자 합니다.
그리스,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등 석재를 기증한 나라들이 헌사에서 말한 것처럼 '감사의 정원'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대의를 위해 이역만리 낯선 곳에서 싸운 군인들에게 바치는 영원한 헌사"이며, "머나먼 타국 땅에서 목숨을 잃어간 이들의 빛나는 용기, 희생, 헌신을 확인하고 또 기억하겠다는 상징"이며, "한국전쟁 참가국과 재향 군인의 은혜, 희생, 헌신을 깊이 새기고, 자유와 연대의 가치를 드높이기 위한" 것들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향해 그러한 자유와 연대의 대오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호소이다.
일각에서 '감사의 정원'에 대해 이런 저런 시비를 거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그 자들은 바로 그런 자유와 연대의 기억이 못마땅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대한민국과 자유국가들이 투쟁했던 기억을 시간의 저편으로 밀어내고 싶은 것이다.
나이 드신 분, 젊은이, 어린이, 외국인 관광객들 할 것 없이 기념물에 새겨진 6.25 참전국과 지원국의 국기들을 살펴보고, 석재를 기증한 나라들의 헌사를 꼼꼼히 읽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비록 한 순간이라 할 지라도, 저 짧은 순간을 통해 자유와 연대의 기억은 이어지리라. 특히 6.25 참전국-지원국에서 온 관광객들에게는, 자기들의 선조가 대한민국을 위해 피를 흘렸고, 대한민국이 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각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부디 이들의 기억이 시간의 저편으로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가 모처럼 세금이 아깝지 않은 일을 했다. 정말 큰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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