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 이것만 보면 안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공천 이후 봉합 여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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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 후보로 나선 최은석 의원(왼쪽부터), 추경호 의원, 윤재옥 의원, 주호영 의원, 유영하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홍석준 전 의원, 김한구 전 현대차 노조 대의원이 3월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및 중앙당 관할 기초단체장 후보자 면접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구시장 자리가 비어 있다. 그래서 더 치열하다. ‘누가 나가도 이긴다는 계산이 통하지 않는 구도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출마 결단이 임박했다. 추대와 함께 집권 여당의 어마어마한 선물이 쏟아질 개연성이 높아 대구시장 선거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이 심상찮다. 내부 공천 갈등이 국민의힘 권력지형을 가름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번 공천의 핵심은 인물이 아니라 방식이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중진 의원들을 향해 사실상 용퇴를 요구한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야 한다” “꿩도 먹고 알도 먹고 털까지 다 가지려 한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세대교체와 혁신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동시에 공관위가 공천에 강하게 개입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특히 기업 경험을 갖춘 인물발언은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내정설로 번지며 논란을 키웠다.

 

이에 대해 대구 지역 의원들은 반발한다. 주호영·윤재옥·추경호 등 중진 의원들은 컷오프 구상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선거를 망치려 한다” “이기는 공천이 혁신이라는 공개 비판이 이어졌다. 대구 의원들 다수는 인위적 컷오프에는 반대한다며 경선 실시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공개 충돌 양상으로 번진 것이다.

 

이 장면은 국민의힘 내부 권력 구조를 그대로 드러낸다. 겉으로는 공천 방식 논쟁이지만, 실제로는 중앙당과 TK 정치판의 충돌이다. 국힘 공관위는 이른바 혁신 공천을 내세우며 판을 주도하려 한다. 반면 지역 의원들은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을 주장하며 기존 질서를 지키려 한다. 전략공천이냐 경선이냐의 선택은 곧 당 권력의 위치를 의미한다.

 

여기에 이번 선거의 특수성이 더해졌다. 현역 대구시장이 공석인 만큼 평가 기준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성과를 따질 대상이 없기 때문에 당이 무엇을 기준으로 후보를 고르는지가 그대로 노선이 된다. 안정적인 인물을 택할 것인지, 외연 확장이 가능한 인물을 선택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김부겸이라는 변수까지 고려하면 선택의 무게는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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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일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천 방식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문제는 공천 이후다. 이미 갈등의 수위가 상당히 높아졌다. 컷오프 가능성, 특정 인물 내정설, 중진 반발이 동시에 얽혀 있다. 공천 결과에 따라 무소속 출마나 조직 이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대구처럼 전통적 지지 기반 지역에서조차 분열이 발생한다면, 이는 당의 통제력과 결속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밖에 없다.

 

시사평론가인 경일대 김철현 특임교수는 결국 이번 대구시장 공천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누가 결정하는가, 어떤 기준으로 자르는가, 그리고 이후 얼마나 봉합되는가다.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국민의힘의 현재를 보여주고, 동시에 향후 방향을 예고한다고 했다. 김 교수의 말이다.

 

성공하는 공천의 핵심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 그리고 경쟁후보의 승복이 중요한데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특정후보 밀어주기암시하는 설화(舌禍)가 다 망쳐버렸습니다. 공천이 아닌 사천이 돼버리면 거꾸로 심판선거가 돼 버리죠. 18대 총선 당시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박근혜), 19친박 감별사논란의 공천실패가 여실히 보여줍니다.”

 

칼럼니스트인 서명수 매일신문 객원 논설위원은 "국힘 입장에서 대구시장 선거는 후보자 경선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설계해서 시민 관심 극대화시켜야 한다"며 "만약 공관위가 최은석 후보 만들기를 꿈꾸고 있다면, 최은석 의원만으로 김부겸 전 총리를 이기긴 어렵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이다.

 

"이진숙 후보도 석패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습니다.  그러니 이진숙 대 중진 대결 구도로 가되 다른 후보들도 승복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똘똘 뭉쳐야 김부겸 전 총리를 이길 수 있어요. 현역 중진들을 인위적으로 배제시키면. 아무도 이진숙 후보를 안 도울 겁니다. 어차피 차기 총선 앞두고 컷오프 예고편이라 생각하고 각자 도생할 가능성이 높아요."

 

대구는 더는 단순한 승부처가 아니다. 당의 속내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다. 무주공산이 된 자리, 만만치 않은 상대, 그리고 내부 갈등이 겹친 이번 공천은 그 자체로 국민의힘 권력지형의 축소판이다. 대구시장 공천, 이 한 장면만 보면, 당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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