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뉴시스
2020년 7월 스스로 생을 마감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현 고려대 건축학과 조교수)씨와 관련해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된 양승오 박사(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과장·영상의학·핵의학 전문의) 등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3부(재판장 이예슬)는 4일 양승오 박사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다른 피고인 5명 역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피고인 1명에 대해서만 선거법상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 배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70만 원이 선고됐다.
이번 판결은 2016년 2월 1심 재판부가 양 박사 등 피고인들이 미필적으로나마 의혹이 허위임을 인식한 상태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한 지 약 10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당시 1심은 양 박사에게 벌금 1500만 원, 나머지 피고인들에게 각 벌금 700만~1500만 원을 선고했다.
박주신씨는 2011년 8월 공군 훈련소에 입소했으나 같은 해 9월 허벅지 통증으로 귀가했고, 재검에서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아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다. 이후 병역 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정치적 위기에 몰린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은 2012년 2월 22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아들의 신체검사를 위한 MRI 촬영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그러나 핵의학 전문의인 양승오 박사는 '골수 신호 강도'를 언급하며 해당 검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병무청 재검 당시 박주신씨가 자생한방병원에서 촬영해 병무청에 제출한 MRI 영상 자료를 보면 골수 내 지방 함량이 매우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당시 20대였던 박 씨의 연령대에서는 보기 어렵고 최소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영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공개된 박주신씨의 외형과 달리 MRI 영상에서 확인되는 피하지방의 두께가 현저히 두꺼운 ‘비만형’ 체형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박주신 씨의 치과 엑스레이 사진에서 확인되는 치료 흔적 역시 20대 청년의 구강 상태로 보기에는 이례적이라고 주장했다. 10개가 넘는 아말감 충전물과 브릿지(치아 보철물)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 건강보험 진료 기록에는 없는 치료 흔적이 엑스레이상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양승오 박사 등 피고인들은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이 세브란스병원 신체검사 과정에서 병역 비리를 감추기 위해 ‘대리인’을 내세웠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박 전 시장은 2014년 5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양 박사 등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과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 박주신씨의 병역 판정 과정에 비리가 없고, 피고인들이 주장한 ‘대리인설’은 허위라고 판단해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허위임을 인식한 채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며 유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핵심 쟁점이었던 ‘허위성 인식’과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개된 자료와 절차만으로는 의혹 제기자들이 모든 의문을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공개 신검이 병역 비리를 전면 부인하기 위해 진행됐음에도 의혹 제기자들이 그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고, MRI 촬영 자체가 비공개로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들 입장에서는 기존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촬영자료 속 피사체가 박주신씨가 맞는지 확인하지 않았고 추가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허위사실 공표나 후보자 비방의 고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