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조정 프로그램 ‘새출발기금’에서 상환 능력이 충분한 차주에게도 원금 감면이 이뤄진 사실이 감사 결과 확인됐다.

감사원은 15일 공개한 한국자산관리공사 정기감사 결과에서 새출발기금의 원금 감면율 산정 방식이 변제 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캠코는 신청자의 월 소득, 연령, 상환 기간 등을 기준으로 원금 감면율을 산정해왔다. 감사원은 이 산정 구조로 인해 변제 가능성이 높은 차주도 최소 60% 이상의 감면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됐다고 지적했다.

원금 감면자 3만2703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1944명은 변제 가능률이 100% 이상임에도 총 840억원의 채무를 감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 소득 8084만원, 변제 가능률 1239%인 차주가 감면율 62%를 적용받아 채무 3억3000만원 가운데 2억원을 감면받은 사례도 포함됐다.

재산 은닉이 의심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3000만원 이상 감면받은 1만7533명을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100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사례가 269명, 감면 신청 전후 가족 등에게 1000만원 이상을 증여한 사례가 7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캠코에 대해 원금 감면율 산정 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재산 은닉 등 사해 행위가 의심되는 대상자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와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감사원은 캠코가 관리하는 국유지 7만9000필지가 무단 점유 상태이며, 이 가운데 5만8000필지에는 변상금이 부과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단 점유 사실을 확인하고도 251억원의 변상금을 부과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고 했다. 감사원은 또 캠코가 2023~2024년 승진 인사 과정에서 1~4급 승진 가능 인원에 임의로 14명을 추가해 승진시키는 등 인사 운영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