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이 서울 종묘 일대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했다. 최근 서울시가 추진중인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개발과 고층빌딩 설립계획을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인 바 있어 이번 지정이 개발사업에 영향을 미칠지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유산청은 지난 11일 관보에 서울 종로구 훈정동 종묘 일대 19만4896㎡(약 5만 8712평) 범위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하는 내용의 고시를 게재했다. 

유산청은 지정 사유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된 종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유지하고, 체계적인 보존·관리 및 활용을 위해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은 종묘 세계유산지구 범위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유산청은 세계유산 반경 500m 내에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도록 하는 세계유산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중이다. 

현재는 유산 외곽 경계 500m 이내에서 광역단체장이 국가유산청장과 협의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을 지정하고 있으며, 서울의 경우 100m로 설정해왔다. 그러나 유산청이 추진하는 개정안은 일괄적으로 500m를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이 경우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세운4구역을 정비계획안을 고시했다. 계획안에는 최고 145m 높이의 초고층건물 건립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이에 국가유산청이 종묘 경관을 해칠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민석 국무총리와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 여권 정치인들이 개입하면서 논란이 돼 왔다.

서울시는 종묘 관련 논란과 세계유산법 개정 추진이 '강북 죽이기'라는 입장이다. 서울 강북에 문화유산이 많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청은 “서울시는 ‘강북죽이기 법’으로 미리 단정해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혼란을 줄 것이 아니라 ‘세계유산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 예고된 후 의견을 제시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