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본회의가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끝났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으로 여당에 맞섰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발언중  마이크를 꺼버리면서 본회의장은 고성과 막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오후 4시 26분쯤 나 의원이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연단에 섰고 "사법파괴 5대 악법, 입틀막 3대 악법을 철회해달라.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달라"고 주장했다.  우 의장은 발언 시작 13분만에 마이크를 껐다. 의제와 상관없는 토론을 한다는 이유였다. 우 의장은 정회를 선포했다가 2시간만에 속개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고성과 폭언을 주고받으며 대립했다. 마이크가 꺼진 후에도 나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계속했으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미애(우원식+추미애)"라며 항의했고, 대장동 항소포기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유인물을 돌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무선마이크를 들고 나온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야유와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대립이 길어지자 우 의장은 6시 19분 본회의 정회를 선포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의장실 항의방문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국회 직원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우 의장이 필리버스터에서 마이크를 끈 행위에 대해 국민의힘측은 "국회법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의 국회법 위반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가 가능한지 철저히 따져보겠다"고 했다. 형사 고발도 검토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송 원내대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우 의장은 마이크를 끌 때 "회의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며 국회법 145조의 회의 질서 유지 조항을 근거로 끄도록 했다.

본회의는 오후 8시 31분 속개됐지만 여야 대립과 소란은 이어졌고 또다시 나경원 의원의 필리버스터와 마이크 오프가 반복됐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정당한 무제한 토론을 국회의장이 마이크를 꺼서 방해하고 있습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나와 나 의원 곁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국회 본회의는 9일 자정 종료됐고 이튿날인 10일부터 임시회의가 열린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