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안 될텐데…” 취준생 10명 중 6명 ‘소극적 구직’ 상태 : 월간조선

역대급 취업 한파가 불어닥친 요즘, 대학교 4학년 재학생 또는 졸업자 10명 중 6명(60.5%)은 구직 기대가 낮은 ‘소극적 구직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극적 구직이란 실질적 취업 준비나 계획 없이 채용공고를 탐색하고 경험 삼아 지원(의례적 구직)하거나, 거의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 또는 구직 활동을 중단한 상태를 의미한다.

9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2025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 결과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해당 조사는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및 졸업자(유예‧예정 포함) 249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소극적 구직자’의 수는 60.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의례적 구직활동 중(32.2%) ▲거의 안 함(21.5%) ▲쉬고 있음(6.8%)을 합한 수치다.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자신의 역량, 기술, 지식 부족에 따른 추가 준비(37.5%) ▲구직 활동을 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 같아서(22.0%) ▲전공 또는 관심 분야의 일자리 부족(16.2%) ▲적합한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을 갖춘 일자리 부족(13.6%)이 꼽혔다.

적극적으로 구직 중(28.4%)이라고 응답한 대학생들도 취업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올해 평균 13.4회 입사를 지원하여 평균 2.6회 서류전형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합격률은 19.4%로 지난해(22.2%)보다 2.8%p(포인트) 하락했다.

얼어붙은 취업 시장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결과도 발표됐다. 전체 응답자 중 37.1%는 올해 대졸 신규채용 시장이 ‘지난해보다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 응답 비중(36.5%)보다 0.6%p 높아진 것이다. ‘작년보다 좋다’는 응답은 5.1%였다.

대학생 10명 중 6명(62.6%)은 취업준비기간으로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중 ‘1년 이상’으로 내다본다는 응답 비중은 32.5%에 달했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 대학생의 절반 이상(50.1%)이 ‘일자리 부족’을 꼽았다. 세부적으로는 ▲신입채용 기회 감소(26.9%) ▲원하는 근로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 부족(23.2%)을 들었다.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한 정책적 개선 과제로는 '규제 완화 등 기업 고용여건 개선'이 29.9%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진로지도 강화, 현장실습 지원 확대 등 미스매치 해소(18.1%)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산업․신기술 분야 직업훈련 기회 확대(14.9%) 등이 뒤를 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정부와 국회는 규제 완화 및 세제·투자 지원을 통해 기업 활력을 북돋우는 한편, 정년연장 등 청년 일자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정책 추진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년 일자리 문제는 국회 내부에서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다.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발표된 올해 2분기 2030청년의 신규 일자리가 전년 대비 11만6000개 감소했다”며 “2018년 이후 역대 최저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