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 National Security Strategy)이 공개됐다. NSS는 미국 대통령이 의무적으로 작성·공개하는 최상위 안보 전략 문서다. 미국이 무엇을 위협으로 보고, 어떤 목표를 가지며,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를 공식 규정한다. 

법적 근거는 1986년 제정된 골드워터-니콜스 법이다. 이 법에 따라 백악관은 약 4년 주기로 NSS를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33쪽 분량인 이번 NSS에는 이전과 달리 북한 비핵화가 언급되지 않았다. ‘북한’이란 단어가 없다. 바이든 정부 시절인 2022년에는 북한을 세 차례 언급하며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외교를 추구하는 동시에 확장억제(핵우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립외교원 반길주 교수는 지난 8일 발표한 〈미 국가안보전략서(2025) 분석 및 함의 진단〉에서 “(NSS가) 목표에서는 국가생존과 국민안전을 최우선에 두며, 국경·이민 통제, 산업 인프라 재건, 제조업 기반 강화, 서반구 안정, 인도-태평양 개방성 유지 등을 명시했다”고 했다. 

이어 “수단으로는 미국의 경제력·군사력·기술력·정치체계 등 기존 자산을 활용하고, ‘DEI(다양성, 포용성, 형평성)’ 정책 폐지, 에너지 생산 확대, 재산업화, 세금 감면 등을 부가 수단으로 제시했다. 전략 부분에서는 ▲미국 우선주의 ▲힘을 통한 평화 ▲불개입 ▲세력균형▲공정한 분담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반 교수는 “이번 전략서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무역을 국가안보 핵심 영역으로 규정 ▲서반구를 최우선 전략지대로 설정해 ‘트럼프 코롤러리(Trump Corollary)’ 제시 ▲인도-태평양 핵심 목표를 대중국‧대만 위협 억제로 설정했다”며 “중국을 경제·안보 측면 모두에서 위협으로 규정했고, 제1도련선에서 동맹국 역할 확대와 국방비 증액을 요구했다. 대만 유사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은 유지하되 대만 전략산업(반도체)을 근거로 억제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네 가지 정책적 함의를 남긴다”며 “▲주한미군기지 역외 임무 확대 가능성 ▲대북정책 우선순위 하락 ▲한국의 서태평양 안정 기여 요구 증가 ▲동맹 현대화 지속 정교화 필요성”이라고 했다.

반길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에 대한 불신을 유지하고 있다. 나토 사례처럼 추가 부담 요구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미동맹 현대화 구체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