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3일(현지시작),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무기급 농축 우라늄에 가까운 수준까지 진행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감시해 온 IAEA의 사찰 활동에 더욱 제약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구체적인 일정이나 세부사항은 포함하지 않았다. 반면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 재개에 여전히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중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그렇게 빨리 협상이 재개되지는 않을 것"이라 말하면서도 "외교의 문이 완전히 닫히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란 국영 TV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이번 지시가 의회를 통과한 법안에 따른 것이라 보도했다. 

국영 TV는 해당 법안을 인용해 "정부는 핵확산금지조약(NPT) 및 관련 보장조치협정(세이프가드)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모든 협력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IAEA)와 협력 중단은 핵시설과 과학자들의 안전이 보장되는 등의 특정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가 IAEA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즉각적으로 명확하지 않다. 

IAEA도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이번 지시와 관련해 "이란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IAEA 활동에 정통한 한 외교관은 익명을 조건으로 “이번 발표 이후에도 이란 내 IAEA 사찰관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으며 이란 정부로부터 떠나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란의 이번 결정에 대해 기돈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즉각 비판했다. 그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IAEA와의 협력 중단이라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며 "이는 국제 핵무기 관련 의무와 약속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 강하게 비난했다.

글=백재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