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참석 중인 안소니 맥콜

서울 북촌에 위치한 예술 공간 푸투라 서울에서 5월 1일부터 9월 7일까지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안소니 맥콜(Anthony McCall, 1946~)의 아시아 첫 개인전 《Anthony McCall: Works 1972–2020》이 열린다. 영화, 설치, 퍼포먼스, 드로잉을 넘나들며 ‘확장 시네마(Expanded Cinema)’라는 장르를 개척해 온 거장의 50년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자리다.

맥콜은 영화의 본질적 요소인 빛과 시간을 조각처럼 다루며, 관객을 작품 속으로 초대한다. 그의 대표작 ‘솔리드 라이트(Solid Light)’ 시리즈는 스크린이라는 경계를 허물고, 빛 자체를 입체적 형태로 공간에 투사한다. 관객은 그 안을 거닐며 자연스레 예술의 일부가 된다.

이번 전시에는 36개의 화염을 점화·소멸시키는 야외 퍼포먼스 〈Landscape for Fire〉(1972), 5개의 스피커로 백색소음을 공간에 흐르게 한 〈Traveling Wave〉(1972/2013), 빛의 호흡을 담은 〈Breath III〉(2011), 이미지와 신문의 순환을 탐구한 〈Circulation Figures〉(1972/2011), 몰입형 환경의 선구적 작품 〈Between You and I〉(2006),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실물로 공개되는 〈Skylight〉(2020)까지 그의 대표작들이 총출동한다.

푸투라 서울은 전시장 전체에 10.8m 높이의 층고와 따뜻한 온돌 바닥, 자연광이 스며드는 천창 등을 갖춘 공간으로 설계돼 맥콜의 작품 세계를 극대화한다. 특히 〈Skylight〉는 데이비드 그럽스가 작곡한 사운드트랙과 함께 공간에 극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며, 관객에게 ‘시간 안에 머무는 경험’을 건넨다.

맥콜은 “내 작업은 매우 천천히 흘러간다. 그 느림 덕분에 관객은 지금 이 순간에 머물며 작품을 탐험할 수 있다”고 전한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보는 것에서 나아가, 몸으로 느끼고 시간을 함께 호흡하는 예술로 관객을 이끈다.

푸투라 서울은 북촌의 고즈넉한 골목 끝에 자리 잡은 현대미술 플랫폼으로, 2024년 개관했다. 이번 전시는 이 공간의 매력과 맥콜의 작품 세계가 만나, 예술과 공간, 그리고 관객의 상호작용이라는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완성한다. 

안소니 맥콜이 말했다. “예술은 물리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번 전시는 관객들에게 ‘빛을 따라 걷고, 숨을 고르며, 예술 속에 스며드는’ 순간들을 선물할 것이다.

전시는 화~금·일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8시까지 열리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입장권은 일반 18,000원, 대학생 12,000원, 중고생·어린이 10,000원이며,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예매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무료 오디오 가이드와 신문 크기로 제작된 리플렛이 제공되며, 연계 프로그램 일정은 푸투라 서울 홈페이지(futuraseoul.org)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