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대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표직을 9일 내려놓았다. 이 전 대표는 오는 4월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했으며, 10일 영상을 통해 출마선언을 했다.
이 전 대표는 9일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지막으로 주재한 뒤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선 경선 출마를 희망하는 인사는 대선일 기준 1년 전까지 당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다만 대통령 궐위 등 비상 상황에서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시한 조정이 가능하다.
이 전 대표는 사퇴 다음날인 10일 오전 10시 영상을 공개하고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영상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촬영해 제작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영상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은 헌법 제도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제도를 가지고 사는 우리 국민 스스로의 위대함"이라며 "깊고 깊었던 겨울을 국민들이 깨고 나오는 중이다. 따뜻한 봄날을 꼭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경제 양극화 문제와 관련해 "근본적인 원인은 경제적인 것으로, 총량으로는 과거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부가 너무 한 군데 몰려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성장률 자체가 떨어져 민간 영역만으로는 경제가 제대로 유지·발전되기 어렵다"고 했다.
"어떤 정책이 누가 시작한 것인지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실용주의 방침도 소개하면서 "정부 단위의 인력 양성, 대대적인 기술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출마 영상을 통해 'K-initiative(이니셔티브)'라는 새로운 국가 비전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K-컬쳐, K-민주주의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여러 영역이 있다. 이를 K-이니셔티브로 통칭하고 싶다"며 "소프트파워 측면에서 대한민국이 세계를 여러 영역에서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나라를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영상 출마 선언에 이어 오는 11일 비전 선포식을 통해 국가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 11일에는 선거 캠프 인선 발표도 함께한다.
경선 캠프는 윤호중·강훈식 의원이 각각 선대위원장과 총괄본부장으로 내정됐으며, 4선의 윤후덕 의원이 정책을, 3선의 김영진 의원이 정무를 총괄한다. 상대적으로 친명 색채가 옅은 인물들을 중용해 일극 체제에 대한 우려에 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재명 싱크탱크'이며 민줃ㅇ 대선 싱크탱크가 될 '성장과 통합'도 오는 16일 출범한다. 지난 대선에서 활동했던 '세상을 바꾸는 정치(세바정)' 후신으로, 2014년 성남시장 선거에서 이 대표를 도왔던 유종일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전 국제정책대학원장과 허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상임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 전 대표의 사퇴로 더불어민주당은 박찬대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는다. 선거를 준비할 특별당규준비위원장에는 4선의 이춘석 의원, 선관위원장에는 4선의 박범계 의원이 임명됐다. 경선이 마무리되고 후보가 선출되면 당은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