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오후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이 회동을 갖고 수습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참석자들이 논의 내용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대통령실과 한 대표측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5시께 시작된 회동은 1시간 이상 이어진 후 종료됐다. 당 안팎에서는 한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의견인 윤석열 대통령 탈당, 내각 총사퇴, 국방장관 해임 등을 건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회동 후 수 시간이 지나도록 대통령실도 여당도 공식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5일 간단하게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제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진지하게 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회동 자리에서 "견해차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탈당 이야기도 나온 적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용산 회동에서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내각 총사퇴와 국방장관 해임 등 의원총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윤 대통령에 전달했지만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이 남발하는 탄핵 폭거를 막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 것"이라며 본인은 잘못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고 한다. 

실제로 한 대표는 말을 아끼면서도 대통령실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통령 탈당 요구를 명확하게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4일 밤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탈당 요구를 한 총리, 대통령실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추진하는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성·반대 입장을 묻자 "그런 질문 하나하나에 대답하지 않겠다"며 언급을 피했고, "윤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청했나"라는 질문에는 침묵했다. 

또 한 매체의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대통령 임기 중단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모았다"는 보도에 관해서는 "보도가 수정됐을 것"이라며 사실상 부정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