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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탈당' 예고한 이낙연...'친명'은 '배신자' 낙인 찍기

이낙연이 '노무현·문재인·이재명당'에 무슨 '부채' 있다고 '배신' 운운하나?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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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음주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7일, 새해를 맞아 자신이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 싶어하는 '호남'의 중심인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광주 5.18 묘지를 참배하면서 눈물을 흘린 그는 "저를 낳고 키워준 광주·전남에 진 빚을 아직 갚지 못한 것이 많다"며 "제게 힘이 남아있다면 모든 것을 쏟아서라도 그 빚을 다 갚고 떠나겠다는 다짐을 다시 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낙연 전 대표는 5.18 묘지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 탈당과 관련해서 "동지들과 상의해야 할 문제가 있지만 이번 주 후반에는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탈당을 확정한 발언인 셈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자신의 '김대중' '호남'에 이어서 자신의 정치적 기반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문재인'의 지지를 얻지 못했고,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도 없지만,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 탈당과 '이낙연 신당'을 결행할 예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날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그(김대중)의 유지에 따른 야권 대통합으로 끝내 정권 교체를 해낼 수 있었지만, 오늘 우리는 김 전 대통령 앞에서 부끄럽다"고 운운하면서 '통합'을 강조하는 등 '이재명당'으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주장을 했음에도 '이낙연의 길'을 가겠다고 밝힌 셈이다. 

 

이와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이 '문재인 5년' 동안의 숱한 범죄 의혹과 관련해서 ▲거대 야당이 있어야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기대감 ▲'이낙연당' 등 더불어민주당 표심을 분산시키는 정당들이 출현할 경우 윤석열 정권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는 우려 ▲국민의힘이 국회 과반 의석을 얻을 경우 이른바 '문재인 적폐 청산'에 나설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이재명당'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 같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통합' 운운하는 발언을 빌미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탈당·창당'을 기획하는 이낙연 전 대표를 '배신자'로 규정하지만, 이는 객관적 설득력이 크지 않다. 

 

이낙연 전 대표는 '김대중당'인 '새천년민주당'에서 국회의원 생활을 시작했다. 2003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친노 세력이 '김대중당'을 탈당하고, '노무현당'인 열린우리당을 만들 때 그는 '새천년민주당'을 지켰다. 이 전 대표는 '노무현 5년' 동안 “‘분열의 리더십’으로 개혁 향한 사회의 열정 식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실패로 국가발전 위한 국민 열정과 자원이 고갈됐다"는 식의 비판을 지속적으로 했다. 즉, 이 전 대표는 '노무현'에게 신세 진 일이 없다는 얘기다. 

 

이낙연 전 대표는 2007년 열린우리당 집단 탈당 당시 정계 개편에 따라 '중도통합민주당'과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을 거쳤지만, '노무현당'의 신세를 진 일은 없다. 통합민주당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친노의 '시민통합당'과 합당해 '민주통합당'이 됐다. 이 전 대표는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한 차례 더 지냈다. 

 

2014년에는 '민주통합당'과 안철수 현 국민의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창당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전남지사 선거에 나서서 당선됐다. 즉, 이낙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들어와서 국회의원과 전남지사를 지냈지만 '노무현당' '문재인당'에 빚을 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2020년 총선 당시 '문재인당'이라고 할 수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서울시 종로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이를 '이낙연의 부채'라고 보기는 어렵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일하는 동안 '문재인 철벽 수비수'로서 '문재인 실정'에 대한 비판을 방어했고, 2020년 총선에는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전국 선거를 지휘·지원해 압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탓에 오히려 당시의 '문재인당'과 지금의 '이재명당'이 이 전 대표에게 부채가 있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이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배신자'라고 하는 비판은 설득력이 크지 않다. '이재명'에 빚이 없고, '이재명당'에 신세 진 일이 없는데도 이낙연 전 대표에게 '배신자' 운운하며 낙인을 찍는 것은 설득력 있다고 보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안위'에 따라 움직인다는 인상을 받는 이들, '이재명 결사옹위'를 주장하는 소위 '친명' 인사들이 대거 공천될 가능성이 큰 점, 그럴 경우 그때의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대표가 강조하는 '김대중'과는 전혀 거리가 먼 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정당과 자신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해 당을 나가겠다고 하는 걸 '배신'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비논리적이지 않을까.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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