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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없는 '금도(禁度)' 운운한 'KBS 아나운서 14년' 경력의 고민정

'금도'는 ▲복숭아 ▲돈줄 ▲거문고 이론 ▲도둑질 금함 ▲타인 포용하는 도량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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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고민정 의원이 지난 1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통령실을 비난한 발언을 뒤늦게 봤다. 당시 고 의원은 대통령실이 '이재명 단식'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해 "많은 주변 사람들은 계속해서 단식을 만류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조차도 여태껏 대통령실에서는 아무런 미동도 메시지도 없는 걸 보면 정말 그냥 금도를 넘어선 집단이구나 하는 생각이 참 많이 든다”고 말했다.


고민정 의원 비난이 과연 설득력 있는지 굳이 따질 필요는 없다. 굳이 고 의원 주장에 대해 언급하자면, 원내 1당 대표가 '당뇨'를 앓는 와중에도 기적과 같은 '초인적 의지'로 18일째 단식을 하는데, 왜 그 단식 사유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지 않는 것인지 되묻는 것으로 대신하고 싶다. 


다만, 고민정 의원이 '금도' 운운한 대목에 대해서는 지적할 필요를 느낀다. 앞서 살핀 것처럼 고 의원은 대통령실을 향해 "정말 그냥 금도를 넘어선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구태여 유추하면, 고 의원은 이 발언을 하면서 '금지된 선' '넘지 말아야 할 선' ‘위험수위’란 의미로 '금도'를 쓴 것 같다. 고 의원 발언의 맥락을 보면 그렇다. 


이 '금도(禁度)'는 유독 정치인들이 즐겨 쓰는 표현이다. 직업상 비난할 일이 많은 이들이기 때문이다. 상대 정당 또는 진영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패륜 집단'으로 몰아갈 때 습관적으로 쓰는 말이 바로 '금도'다. 


그런데 ''금도(禁度)'란 말은 우리 국어사전에 없는 단어다. 이런 사실을 언론 매체에서 숱하게 지적했는데도, 이 나라 정치인들의 잘못된 언어 습관은 도대체 개선되지 않는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하는 것보다 '금도'라고 하면 유식해 보이고, 있어 보인다는 '착각'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중국 문화를 숭상하는 퇴행적 사고에 찌든 것인지 도무지 바뀌질 않는다. 뜻이라도 제대로 알고 쓰면 좋겠지만, 원래 뜻에 들어맞게 '금도'란 말을 쓰는 정치인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 정치권 상황이 이렇다고 해도, 고민정 의원의 '금도' 운운은 실망스런 측면이 있다. 고 의원은 소위 '공영방송'이라고 자처하는 'KBS'에서 아나운서로 일했다. '말'로 먹고 살았고, 국민에게 얼굴을 알렸다. '말'로 돈도 벌고, 인지도도 쌓았다는 얘기다. 

 

지금 와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KBS 아나운서들이 "이렇게 써야 바른 표현입니다"란 식으로 대국민 교육을 했던 프로그램에도 고 의원이 출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금도' 운운은 더욱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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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금도'를 검색했다. 그 결과는 5가지 동음이의어가 '금도'로 사전에 등재돼 있었다. 현재 우리 사전에는 ▲금도(金桃) 복숭아의 한 종류 ▲금도(金途) 돈을 변통하여 쓸 수 있는 연줄 ▲금도(琴道) 거문고에 대한 이론과 연주법을 통틀어 이르는 말 ▲금도(禁盜) 도둑질하는 것을 금함 ▲금도(襟度)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 등이 기재돼 있다. 


2004년부터 2017년까지, 햇수로 14년 동안 'KBS 아나운서'로 일한 고민정 의원은 대통령실을 향해 어떤 뜻으로 '금도'란 말을 쓴 것일까. ①정말 그냥 '복숭아(금도)'를 넘어선 집단 ②정말 그냥 '돈줄(금도)'을 넘어선 집단 ③정말 그냥 '거문고 연주법'을 넘어선 집단 ④정말 그냥 '도둑질하는 것을 금함(금도)을 넘어선 집단 ⑤정말 그냥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금도)'을 넘어선 집단 중 고 의원이 의도한 뜻은 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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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아나운서 시절 고민정 의원/ 사진=뉴시스

 

고민정 의원은 2017년 'KBS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정치판에 들어와서 문재인 대선 후보 측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문재인 청와대'에서는 부대변인, 대변인을 맡았다. 그런 이력 덕분에 2020년 총선 때 '서울시 광진구 을' 지역구에 '전략공천' 됐던 것 아닌가. 참고로, 고 의원 지역구인 '광진구 을'은 선거구 신설 이후 국민의힘 또는 그 전신 소속 후보가 단 한 번도 당선된 일이 없는 곳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5선'을 기록할 정도로 '야당 강세' 지역이다.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 고민정 의원은 정치판에서 거친 언사를 하더라도 표현만은 바르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게 바로 사회 진출 이후 거의 전 기간을 'KBS 아나운서' '청와대 대변인' 등 '말'로 일하며 '국민 세금'으로 급여를 받은 이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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