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대호와 이승엽. 사진=조선DB, 스포츠조선
한국프로야구 40년 역사에 최고의 타자는 누구일까.
혹자는 타율왕과 홈런왕, 혹자는 타점왕과 득점왕을 꼽기도 한다. 타율, 홈런, 타점까지 모조리 휩쓴 사례도 있다.
타격을 나타내는 다양한 지표들이 있는데 보통 8가지 지표로 설명할 수 있다. 타율, 홈런, 타점, 득점, 안타, 출루율, 장타율, 도루를 말한다.
롯데 전성기 시절 이대호. 사진=스포츠조선
타격 7관왕 이대호
타격 지표 8개 가운데 7개를 휩쓸어 7관왕을 차지한 사례가 KBO 40년 역사에 딱 한 차례 있었다.
바로 2010년 시즌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도루를 제외한 7관왕을 차지했다. 타격(타율 0.364), 안타(174개), 출루율(0.444), 장타율(0.667), 홈런(44개), 타점(133개), 득점(99개)에서 1위였다. 한미일 프로야구에서도 타격 7관왕은 없다.
이대호는 그해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도 세웠다. 이 연속 홈런은 비공인 신기록이지만, 전 세계 이런 기록은 아직도 깨지 못하고 있다.
이대호는 이듬해 2011년에도 2연 연속 타격왕을 차지했고 최다안타(176안타), 타율(0.357), 출루율(0.433) 등 타격부문 3관왕에 올랐었다.
부자(父子) 타격 5관왕 이종범과 이정후. 사진=조선DB
타격 5관왕, 이정후와 이종범
키움 히어로즈의 이정후는 12년 만에 프로야구 KBO리그 타격 5관왕을 달성했다.
올해 142경기에 나가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을 기록하며 타율과 타점, 최다안타, 출루율(0.421), 장타율(0.575)에서 1위를 차지, 타격 5관왕을 이루었다. 이정후는 2년 연속 타격왕이었다.
앞서 이정후의 아버지 해태 타이거즈 이종범도 1994년 타격 5관왕을 차지했었다. KBO 40년 역사의 ‘부자(父子) 최초’의 기록이다. 한미일 역사에 이런 사례가 또 있을까. 알지 못한다.
이종범은 그해 타율(0.393)과 안타(196개), 출루율(0.452), 득점(113개), 도루(84개)까지 5개 부문에서 1위였다.
한화 이글스 레전드 장종훈. 사진=조선DB
연습생 신화 홈런왕 장종훈
1990년 타격 3관왕(홈런[28홈런], 타점, 장타율)에 이어 1991년 타격 5관왕(최다안타, 홈런, 득점, 타점, 장타율)을 차지한 한화 이글스 장종훈이 생각난다.
그해 그는 최다안타 신기록(160개), 최다홈런 신기록(35개), 프로야구 최초 100타점 돌파(114타점), 사상 첫 100득점 돌파(104득점), 20-20클럽 달성, 골든글러브(지명타자)를 수상했다. 한마디로 장종훈은 그 이전의 KBO 타격의 지표를 모두 지워버렸다.
이듬해 1992년에도 장종훈은 타격 4관왕(홈런[41홈런], 득점[106득점], 타점[119타점], 장타율[0.695])에다 덤으로 KBO 사상 첫 40홈런, 골든글러브(1루수), 최다타점 신기록, 최다득점 신기록을 기록했다. 1990년대 초반은 장종훈의 시대였다.
김은식이 쓴 《한국프로야구 결정적 30장면》(2011)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90년대 초반 서울과 부산의 ‘빅 마켓 팀’들의 강세와 더불어 장종훈의 홈런 쇼는 관중을 야구장으로 불러모으는 가장 확실한 이벤트였다. 그렇게 한국프로야구는 300만 시대를 넘어 400만 시대의 코앞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그해 그가 홈런을 때리는 순간 상대 팀 응원석에서마저 탄성이 흘러나오는가 하면 그저 평범한 안타로 끝나는 순간에는 이글스 팬들마저 야유를 터뜨리는 기이한 현상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입장료를 ‘안타가 아닌 홈런을 보는 값’으로 생각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142~143쪽)
타격 4관왕 로하스. 사진=조선DB
타격 4관왕 로하스와 테임즈
2020년 시즌에서 KT 위즈의 로하스는 타격 4관왕에 올랐다. 홈런(47개), 타점(135개), 득점(116개), 장타율(0.680) 등 4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정규시즌 MVP가 되었다. 정규시즌 MVP에 외국인 선수가 선정된 것은 1997년 타이론 우즈(OB)를 시작으로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 2015년 에릭 테임즈(NC), 2016년 더스틴 니퍼트(두산), 2019년 조쉬 린드블럼(두산)에 이어 로하스가 6번째였다.
2015년 하면 NC 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가 떠오른다. 그해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KBO리그를 평정했다.
정규시즌에서 타율 0.381(472타수 180안타) 47홈런 140타점 130득점을 기록했다. 출루율 0.497에 장타율도 0.790을 기록했다. 테임즈는 타율과 득점, 출루율, 장타율까지 타격 8개 부문 중 절반인 4개에서 1위를 휩쓸었다.
삼성 시절 최형우. 삼성 시절 부동의 4번 타자였다. 사진=조선DB
두 차례 타격 3관왕 최형우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는 2011년과 2016년에 타격 3관왕을 달성했다. 그는 2011년 30홈런으로 홈런왕이 되었고, 118타점, 장타율 0.617로 타격 부문 3관왕에 올랐다.
2016년 최형우는 타격(0.376), 최다안타(195안타),144타점으로 타격 3관왕을 차지했다. 그해에는 유독 타격 경쟁이 치열했는데 테임즈, 최정, 이승엽을 모두 물리쳤다. 최형우는 FA 자격을 얻어 자신의 고향 팀인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모두 6시즌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쥔 KT 위즈 박병호. 키움 시절 모습이다. 사진=조선DB
6번 홈런왕 박병호와 5번 홈런왕 이승엽
역대 홈런왕 중에 단연 최고는 키움(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다. 올 시즌 35홈런으로 홈런 1위를 차지했고 2019년(33홈런), 2012~2015년(31, 37, 52, 53홈런)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지웠다. 지금까지 6차례나 홈런왕이었다. 이 기록 행진은 현재 진행형이다.
삼성 이승엽은 1997년(32홈런)과 1999년(54홈런), 2001~2003년(39, 47, 56홈런) 연속 홈런왕이었다. 5차례 홈런왕 기록을 박병호가 깬 것이다.

불멸의 56홈런을 친 홈런왕 이승엽. 현재 두산 감독이다. 사진=조선DB
그러나 이승엽의 KBO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인 56홈런은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 기록은 1964년 오 사다하루(王貞治)의 55홈런을 넘은 아시아 최고 홈런이었다. 10년 뒤인 2013년 일본프로야구(NPB)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이 60홈런을 쳐 이승엽의 기록을 경신했다.
왼쪽부터 이병규와 서건창. 사진=조선DB
역대 최다 안타, 득점왕 서건창과 최고령 타격왕 이병규
역대 최고령 타격왕은 2013년 LG 트윈스 이병규다. 그는 만 38세 11개월 10일의 나이로 0.348타율로 타격왕에 올랐다. 이병규는 1997년 데뷔해 2016년 은퇴하기까지 모두 KBO에 17시즌을 뛰었다. 2007~2009년 일본 주니치에서 뛰었다. KBO 통산 타율은 0.311, 161홈런, 2043안타를 쳤다. 2005년과 2013년 타격왕을 차지했었다. 별명은 적토마, 라뱅으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모두 6차례(1997, 1999~2001, 2004, 2005년)나 수상했다. 1997년 신인왕이었다.
역대 최다 안타는 서건창으로 2014년 시즌 201개 안타를 쳐서 그해 정규시즌 MVP가 되었다. 두산 베어스의 페르난데스가 2019 시즌, 2020 시즌 197안타, 199안타를 쳤지만 서건창의 기록을 깰 순 없었다. 그 이전 기록으로는 1994년 이종범의 196안타, 2016년 삼성 최형우의 195안타 등이 뒤를 잇는다.
그해(2014)년 서건창은 타격(0.370), 득점(135득점) 1위까지 휩쓸며 타격 3관왕이 되었다. 135득점은 KBO 역사상 최고 기록으로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고 장효조. 사진=조선DB
타격의 달인 장효조
타격 하면 삼성 라이온즈의 레전드 장효조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별명이 타격의 달인.
역대 통산 출루율 1위(0.427)이고 통산 역대 타율 2위(0.331)이다. 1983년부터 1992년까지 10년간 뛰며 타율 0.331(3050타수 1009안타)을 기록했다.
프로 첫 해부터 0.369의 타율을 기록했던 장효조는 선수 말년인 1990년과 1992년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타율이 3할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1983년(0.369)과 1985~87년(0.373, 0.329, 0.387) 3년 연속 타격왕이었다.
개인 최고 타율은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던 1987년으로 타율 0.387의 괴물급 수치를 찍었다. 또한 3할 5푼 이상의 고타율을 3번이나 기록할 정도로 꾸준함까지 갖췄던 타자가 바로 장효조였다.
키움 이정후는 개인 통산 3000타석 채우면서 2022년 현재 장효조를 넘어 역대 타격 1위에 올랐다. 현재 6시즌 798경기에 나와 3146타수 1076안타로 타율 0.342를 기록 중이다. 이 기록은 현재 진행 형이다. 이정후가 3할5푼 이상을 기록한 해는 2018년과 2021년이다.
삼성 레전드 양준혁. 사진=조선DB
양神 양준혁
삼성 라이온즈 양준혁은 생애 3차례나 타격부문 3관왕을 차지했다.
데뷔 첫 해인 1993년 타격, 장타율, 출루율에서 1위를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다.
1996년 타율(0.346), 최다안타(151개), 장타율에서 3관왕이 되었다. 다른 지표도 도루(9위)를 제외하고 모두 2위였다. 홈런 2위(28홈런), 득점 2위(89득점), 타점 2위(87타점), 출루율 2위(0.452)였다. (1996년 출루율 1위[0.453] 해태 홍현우와 ‘1리’차이였다.)
1998년 다시 타율(0.342)과 안타(156안타), 출루율(0.450)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1990년대 후반기 KBO 최고의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해태 레전드 김성한과 삼성 레전드 이만수. 사진=KBO
영호남 타격왕 이만수와 김성한
장종훈, 양준혁이 등장하기 전 삼성에는 이만수, 해태에는 김상한이 타격을 주도했다. 삼성 이만수가 타격 4관왕, 김성한이 타격 3관왕을 달성했다.
1983년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하며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던 이만수는 이듬해 1984년 23홈런, 타율 0.340, 80타점, 장타율 0.633으로 타격 4관왕에 올랐다. 1985년에도 22홈런, 87타점으로 2관왕을 차지했다.
이만수는 원년 1호 기록 소유자다. 1982년 3월 27일 프로야구 첫 타석에서 프로야구 1호 안타에 이은 1호 타점을 기록한데 이어 3회 첫 홈런을 쳤다. 이만수는 최초 100홈런, 최초 150홈런을 기록했다.
이만수와 함께 영호남 라이벌 해태의 김성한도 빼어난 타격을 자랑했다. 김성한은 1985년 이만수와 더불어 공동 홈런 1위(22개), 1988~89년 단독 홈런 1위(30개, 26개)였다. 특히 1988년 프로 최초 30홈런을 기록하며 생애 두 번째 MVP를 수상했다.
김성한의 첫 번째 MVP는 1985년이었다. 85년 삼성이 통합우승하면서 MVP 후보가 김시진, 장효조, 이만수로 득표가 나뉘면서 김성한이 어부지리 영광을 안았었다.
김성한은 1985년 홈런, 안타, 장타율 부문에서 1위를 달성, 타격 3관왕을 차지했었다. (흔히 타격 3관왕 혹은 ‘타격 트리플크라운’은 홈런, 타율, 타점을 꼽는다.)
백인천. 그림=KBO
영원한 4할 타자 백인천
한국프로야구 원년 선수 겸 감독이었던 MBC 청룡 백인천의 0.412 타율은 40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다. 어쩌면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지 모른다.
그는 1982년 71경기에 나와 250타석 103안타를 쳤다. 2루타 23개, 3루타 1개, 홈런 19개(2위, 김봉연이 1위 22홈런)를 쳤다. 타점은 64타점(2위, 김성한이 1위 69타점)이었다.
1982년 타율, 득점, 안타, 장타율, 출루율 부문 1위로 타격 5관왕을 차지했었다.
원년의 출루율 0.502와 장타율 0.740도 압도적이었다. 훗날 출루율은 롯데 외국인타자 펠릭스 호세(2001년 0.503), 장타율은 NC 외국인타자 에릭 테임즈(2015년 0.790)에게 1위 자리를 내줬지만, 한동안 KBO 연감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었다. 다음은 KBO 홈페이지에 게재된 ‘KBO리그40’에 적힌 백인천을 향한 헌사(獻辭)다.
<양 팔꿈치가 닿을 듯 양 팔을 잔뜩 오므린 자세. 파워포지션에서 히팅포인트까지 최단거리로 내리찍는 타격. 나이가 무색하게 탄탄한 몸매와 튼튼한 체력. 3타수 1안타를 치면 타율이 내려가는 압박감과 부담감.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원년의 백인천은 ‘타격의 신’ 그 자체였다.>
◎ 한국프로야구 40년 통산 타격부문 1위
|
타격부문 |
이름 |
팀명 |
기록 |
연도 |
|
타율 |
백인천 |
MBC 청룡 |
0.412 |
1982 |
|
최다 안타 |
서건창 |
넥센 히어로즈 |
201 |
2014 |
|
홈런 |
이승엽 |
삼성 라이온즈 |
56 |
2003 |
|
득점 |
서건창 |
넥센 히어로즈 |
135 |
2014 |
|
타점 |
박병호 |
넥센 히어로즈 |
146 |
2015 |
|
도루 |
이종범 |
해태 타이거즈 |
84 |
1994 |
|
장타율 |
테임즈 |
NC 다이노스 |
0.790 |
2015 |
|
출루율 |
호세 |
롯데 자이언츠 |
0.503 |
2001 |
|
루타 |
박병호 |
키움 히어로즈 |
377 |
20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