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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이너스 3選 정치인,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민주당 전 사무부총장 A씨

험지 출마와 낙선이 벼슬이 되는 양대 정당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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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한 정치인이 문재인 정부 당시 전방위로 현금 로비 및 알선수재를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정치인은 전직 당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알 사람은 다 아는 얘기지만, 59세 여성 정치인 A씨는 서울의 대표적인 보수성향 지역에서 6년간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을 지냈고 4차례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국회의원 선거(보궐선거 포함) 3번, 구청장선거 1번이다.  

 

이 지역은 역대 총선에서 늘 보수정당 우세 지역이었고 무소속 당선자도 나왔지만, 민주당 계열 후보는 단 한번도 당선된 적이 없다. 서울 국회의원 선거구 중 민주당 당선사례가 한 번도 없었던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그래서인지 민주당에서는 선거때마다 인지도와 인기가 높은 정치인의 전략공천 얘기가 나왔지만 거론됐던 인물들은 예외없이 끝까지 고사했다. A씨가 서울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3번이나 출마할 수 있었던 이유다. 

 

잇딴 패배에 민주당원들도 지역위원장 교체를 여러 차례 건의하고 시도했지만 소용없었다. 한 당원은 "A씨는 보수정당 후보와 스펙-능력 차이가 너무 커 주변에 지지를 호소하기도 부끄러울 형편이었는데 중앙당은 아무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 '하겠다는 사람이 없다'는 게 중앙당 입장이었지만, 이번 비리 사태로 '당 대표 측근'이며 비리와 관련된 A씨가 계속 지역을 맡고 출마할 수 있었던 진짜 이유가 수면으로 드러난 셈이다.

 

이 지역의 한 민주당원은 "아무리 할 사람이 없다 해도 원내 1당에서 한 사람이 그렇게 오랜 기간 특정 지역을 맡고 4번이나 출마해 낙선하면서도 버티고 있다는 점이 이해가 안 갔다. 부자가 본인 돈을 쏟아부어도 그렇게 오래 갈 수가 없다"고 했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도 지역주민들은 당연히 A씨가 민주당 구청장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A씨는 3.9 대선 전 민주당 경선때 언론과 당원들 앞에 대표로 얼굴을 내미는 주요 역할을 맡은 바 있다. A씨는 당시 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렸다.  

 

그러나 A씨와 지역위원장을 놓고 몇 차례 경쟁해왔던 김모씨가 민주당 구청장 후보로 출마했고, 또 최근 새로운 지역위원장이 지역 곳곳에 붙인 플래카드를 보며 지역주민들은 'A씨에게 무슨 사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 사건 이후 정치권 일각에서는 '마이너스 3선'이라는 유행어가 돌았다. 한 지역에서 3번 낙선했다는 뜻인데, 중요한 건 3번이나 공천을 받아 출마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국민의힘에도 대표적인 '마이너스 3선'이 있다. 이준석 전 대표다. 서울 노원구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3번 출마해 모두 낙선했다. 출마 정당은 각각 달랐지만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주요 정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

 

무소속 아닌 주요 정당 후보로 연속 3번 출마라는 사실은 정치인에게 엄청난 특혜로 보일 수 있다. 뿐만아니라 출마를 수 차례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의 엄청난 부 또는 지지층의 전폭적인 지원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 두 가지에 해당하는 인물은 극히 드물다.  또 당선된 적 없는 '마이너스 X선' 입장에선 직접 권력형 비리에 참여해 연줄과 돈줄을 쌓기도 쉽지 않다. 가장 가능성 높은 방법은 거물급이나 중진급에 충성하고 가까이 지내면서 그들의 비리에 가담하는 방법이다. 

 

 

소속 정당에게 불리한 지역, 이른바 험지 출마는 당 지도부와 중진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희생의 아이콘이 되면서 그 혜택을 받기도 하고, 이를 무기로 당직이나 공천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험지 출마 및 지역관리를 '벼슬'로 삼는 정치인이 적지 않다. A씨 사건은 정치권의 반면교사가 돼야 할 것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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