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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새롭게 출범한 한국중소벤처디지털혁신협회 이영상 회장

“5년 내에 인간보다 AI 선택이 우선하는 시대 올 것…”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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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의 취향을 기계가 추천하는 대로 끌고 가는 ‘빅 브라더’ 시대 우려”
⊙ “디지털 ABCD와 메타버스를 중소기업의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위한 맞춤형 플랫폼 필요”
⊙ “빅테크가 글로벌 시장 전체를 모두 독식하는 구조로 지금 가고 있어”
⊙ “조각나고 흩어진 기술과 투자를 모아 대규모로 투자하고 연구개발해야”

李榮祥
1963년생. 경북대 전자공학과, 미 미시간주립대 대학원 졸업, 카이스트 박사과정 수료 / 한국 PMO협회 회장, 한국 소프트웨어전문기업협회 회장 역임. 現 ㈜데이터스트림즈 대표이사
사진=조준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구글 같은 빅테크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MS가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을 장착한 검색엔진 ‘빙(Bing)’을 내놓자 구글도 반격에 나섰다. 2016년 AI 시대의 개막을 알린 ‘알파고’를 개발한 것이 구글이었다. 구글은 빠른 시일 내에 챗봇 AI와 검색 서비스를 접목한 언어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런 와중에 한국중소벤처디지털혁신협회(이하 KASDI, 회장 이영상)가 지난 2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출범식을 열고 창립총회를 가졌다. 협회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내로라하는 굴지의 국내 IT 전문회사들이다.
 
  ㈜데이터스트림즈를 비롯해 틸론, ㈜티맥스오에스, ㈜케이티엔에프, ㈜잉카인터넷, 오드컨셉㈜, 소프트캠프㈜, 알서포트, 피앤피시큐어 등 59개 사가 참여하고 있다. 모두 ICT 핵심 기술로 각자의 분야에서 자기 영지(領地)를 선점 중인 국내 최강자들이다.
 
  이들이 아마존, 애플, 구글(알파벳), 메타(페이스북), MS 같은 빅테크와 맞서겠다며 뭉쳤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디지털 세상의 변화가 너무 가파르다.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영영 주저앉을지 모른다.
 
  기자는 KASDI 출범 하루 전인 2월 2일 서울 서초구 사임당로 ㈜데이터스트림즈 사옥에서 이영상(李榮祥) 회장과 만났다.
 
  이 회장은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데이터스트림즈 대표이사다. 산업기술진흥 유공자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2021년 11월)했을 만큼 내실이 탄탄하다. 데이터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 거버넌스 관리, 데이터 컨설팅, 데이터 서비스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소상공인, 벤처, 스타트업이 모두 연계된 독특한 연합체
 
한국중소벤처디지털혁신협회가 지난 2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출범식을 열고 창립총회를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김상수 KTNF 본부장, 최백준 틸론 대표, 주영흠 잉카인터넷 대표, 송혜자 전 여성벤처협회 회장, 김만환 한국뉴미디어유통산업협회 회장, 최재형 국회의원, 박상현 경상북도 서울본부장,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강성주 전 우정사업본부장, 최지영 동북아외교안보포럼 이사장, 김창준 전 미연방하원의원, 제니퍼 안 미래한미재단 이사장, 이영상 회장, 임종혁 H2o시스템테크놀로지 대표, 이인선 국회의원, 김정훈 전 국회 정무위원장, 이상근 서강대 교수, 백양순 한국ICT융합협회 회장, 노용회 국회의원, 이은청 중소벤처기업부 국장, 이종호 과기부 장관, 배환국 소프트캠프 대표, 박천오 PNP시큐어 대표.
  ― 내일 KASDI가 공식 출범합니다.
 
  “협회 사무국에서 준비를 많이 해왔어요. 예정된 창립식 일정을 늦추면서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가졌어요.”
 
  ― 내일이 길(吉)일이던가요.
 
  “그건 잘 모르겠네요. 사람이 하기 나름 아닌가요?(웃음)”
 
  ― 참여하는 회원사를 보니 쟁쟁하더군요.
 
  “모태가 ‘소프트웨어 전문기업협회’인데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ICT(정보통신기술)를 융합한 곳들이 망라돼 있습니다.
 
  예컨대 전자상거래, 온라인 공판장, 부동산, 헬스케어, 유통 e커머스, 스마트 팩토리 등 P2P(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되어 거래하는 방식) 업체들이 많잖아요. 소상공인, 벤처, 스타트업, 중소기업이 모두 연계된 독특한 연합체가 KASDI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 꼭 그렇게 뭉쳐야 하나요.
 
  “기업마다 디지털화가 급진전되고 있잖아요. 다양한 디지털 기술의 대응이 필요한데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은 아무래도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로선 출발선이 달라 (대기업과) 제대로 된 경쟁을 할 수 없어요.”
 
  이영상 회장은 “디지털 ABCD와 메타버스를 중소기업의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위한 맞춤형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ABCD’란 인공지능(AI), 블록체인(Blockchain), 클라우드(Cloud), 데이터(Data)를 말한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대기업의 69.0%가 ‘디지털 ABCD’를 구축하거나 대응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고작 9.5%만이 대응할 뿐이라고 한다.
 
  기자는 이 회장의 ‘중소기업을 위한 플랫폼’이란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구글이나 MS, 애플 같은 글로벌 회사들은 국가 간 경계, 산업 간 경계를 뛰어넘고 있어요.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큰 회사(빅테크)가 글로벌 시장 전체를 모두 독식(獨食)하는 구조로 지금 가고 있어요.”
 
 
  글로벌 기업의 獨食을 막으려면
 
이영상 데이터스트림즈 대표는 ‘2021년 산업기술진흥 유공 및 대한민국 기술대상’ 시상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이날 데이터스트림즈 빅데이터 플랫폼 ‘테라원(TeraONE)’도 장관상을 받았다.
  ― 빅테크와 대기업의 틈바구니 속에서 국내 중소기업은 버틸 수 없는 구조군요.
 
  “MS만 하더라도 처음에는 윈도만 팔다가 지금은 클라우드로 묶어 거래합니다. OS 역시 과거엔 엑셀이나 워드, 파워포인트 등을 단품으로 구입했는데 지금은 구독형으로 바뀌고 있잖아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글로벌 기업들이 OS시장을 다 차지하는 구조가 될 겁니다.”
 
  ― 그런 쏠림에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수밖에 없네요.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 하는 과제를 생각해야 합니다. 국가가 생각하는 자구책은 뭐고, 또 국내 디지털 업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각 분야 국내 1위 IT 업체들이 뭉쳐 빅테크와 대항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뭐가 좋으냐?”
 
  ― 뭐가 좋은가요.
 
  “글로벌 기업의 독식을 막을 수 있어요. 중소기업이나 벤처, 소상공인들은 기술도, 전문가도, 돈도 없어요. 결국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무언가 대응해야 하나 언감생심(焉敢生心)이잖아요.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뭉칠 수밖에 없습니다. 손을 놓고 있으면 글로벌 기업의 횡포에 당하게 됩니다, 필연적으로….”
 
  이 회장의 회사인 빅데이터 기업 ㈜데이터스트림즈는 미국 글로벌 회사들이 경쟁 상대다. 지난 20여 년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의 말이다.
 
  “우리가 있기에 미국 회사들이 한국에선 비싸게 제품을 못 팔아요. 그들이 취급하는 소프트웨어 상품들이 굉장히 비싸거든요. 비싼데, 한국에선 미국서 받는 금액의 10분의 1도 못 받습니다. 왜냐면 경쟁자가 있으니까….”
 
  이 대목에서 목소리가 올라간 그는 “경쟁자가 있다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대 빅테크에 맞설 경쟁자를 키워야 하는데, 각 분야의 국내 최고 IT 업체들이 모여 경쟁력을 갖추자! 그래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같이하자!는 겁니다. KASDI가 발족한 이유입니다.”
 
 
  KASDI 회원사들의 ‘기술통합 플랫폼’
 
한국중소벤처디지털혁신협회 역할도.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ICT 기술을 토대로 중소기업의 실제 업무에 필요한 맞춤형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다.
  ― 결국엔 플랫폼 비즈니스로 가야 하는 겁니까.
 
  “단편적인 제품으로 비즈니스를 할 때보다 클라우드로 하게 되면 회사 가치가 10배 이상 커지게 됩니다. 미국이 지금 그렇게 가고 있어요.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가치를 키우는 방향으로요.”
 
  실리콘밸리에서 최근 핫한 기업 중 하나인 ‘스노플레이크’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저장업체다. 코로나19 이후 클라우드 시장이 급성장한 시점과 맞물려 2020년 9월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무려 700억 달러(81조원)를 넘어섰다. 주가가 공모가보다 무려 111%나 오르면서 ‘상장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지금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스노플레이크는 현재 미국에서 100조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맞서기 위해 플랫폼 서비스로 가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 KASDI 회원사들은 어떤 곳인가요.
 
  “업계에서 거의 20년 이상 지속하며 안정된 기술력과 경쟁력을 키워왔어요. 이들의 장점을 KASDI 플랫폼으로 만들어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려 해요.”
 
  디지털 ABCD, 메타버스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여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KASDI 회원사들의 ‘기술통합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투자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IT산업을 키우려면 결국 돈이 필요해요. 산업이 죽느냐 사느냐에 따라 돈의 흐름이 결정됩니다. 국내 투자 펀드가 디지털 혁신과 연계돼 디지털 생태계로 이어져야 합니다. 제대로 된 투자를 받아야만,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겁니다. 그렇게 돼야 그 혜택이 중견·중소기업, 벤처 스타트업, 소상공인, 일반 시민에게 돌아갑니다.”
 
 
 
디지털 전환시대, 인문학은 기회

 
  ― 빅테크의 기술경쟁력에 맞서는 독자적인 기술이나 연구개발을 해야겠네요.
 
  “사실, KASDI 회원사 모두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분야별 1~2위를 다툽니다. 기술력에서는 뒤지지 않는데, 마케팅 능력이나 규모에서 밀리는 거잖아요. 경쟁할 만한 기술력이 있기에 제대로 플랫폼 서비스를 구축하면 글로벌사(社)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이영상 회장은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을 했다. 민관이 협력하는 디지털 전환(DT) 협의기구가 필요한 이유다. 미국의 ‘산업인터넷 컨소시엄’, 독일의 ‘국제데이터공간협회’, 일본의 ‘로봇혁명이니셔티브’, 중국의 ‘산업인터넷연맹’ 등에 맞설 민간 대표 창구 역할을 KASDI가 맡겠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산업 DT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정부 간 협력과 조정 역할을 하겠다는 겁니다.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 정책의 카운터 파트너로서 기업의 자율적 협의체가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 회장은 “산업 생태계 간 협력과 디지털 융합 신산업 창출을 위한 민간 주도 협의체”라며 KASDI에 방점을 찍었다.
 
  ― 디지털 전환시대에 인문학을 살리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오히려 인문학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해요. AI를 이용하건, 메타버스를 이용하건 콘텐츠가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NFT나 블록체인도 콘텐츠 없이는 사용할 수가 없어요. 다양하고 독창적인 콘텐츠는 인문학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요즈음 넷플릭스나 독립스튜디오의 약진이 이를 증명하지 않나요?”
 
  ― 정보화 싸움에서 오프라인 잡지는 무얼 먹고살아야 합니까.
 
  “오프라인은 온라인과 병행해 비즈니스를 이어가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분리가 아니라 융합으로 둘을 서로 보완하게끔 작동하면 오프라인(매거진)은 훨씬 고급스럽고 다양하게 영역을 개척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온라인은 ‘빠르게 휙 훑어가는’ 패턴으로 정보를 습득한다면, 오프라인에서는 좀 더 깊은 생각과 전문적인 의견이 전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업이 세상의 변화를 선도해
 
  이영상 회장은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간주립대학교 대학원 전자공학 석사, 카이스트 대학원 전자공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 소프트웨어전문기업협회 회장, 한국 PMO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빅데이터학회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 말씀을 들어보니 세상이 엄청나게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질 것 같아요.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우리 부모 세대는 안정적인 직업을 원했잖아요.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 대학교수, 대기업이나 공기업을 선호했죠. 기업가의 이미지도 대개 맨주먹으로 자수성가한 정도지요.
 
  미국에 유학 가서 알게 됐는데, 미국은 기업을 중심으로 돌아가더군요. 거칠게 표현해 관공서나 정치인들도 기업에 종속이 돼 있었어요. 크라이슬러 의장이었던 리 아이아코카(Lee Iacocca)처럼 대개 기업인들의 학벌이 좋잖아요. 대학교수들과 대등하게 이야기하고 오피니언을 주도하다 보니, 사회 중심에 기업, 기업인이 서게 되더라고요.”
 
  ― 기업이 누구보다 먼저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어요.
 
  “시장 변화를 늦게 알면 기업은 망하니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변화하느냐를 굉장히 예민하게 알아차리고 선도합니다. 유럽도 새롭게 등장한 상공인 계층이 르네상스를 화려하게 꽃 피웠잖아요.
 
  우리나라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의 구태가 뿌리 깊은데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서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많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IT 업계가 그런 현상이 뚜렷해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사고를 할 수 있어야”
 
  ― 지금 학교는 디지털 전환의 속도에 따라갈 수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기술이 워낙 빨리 바뀌니까요. 10년 전 가르치던 것들을 지금은 가르칠 수가 없어요. AI, 알파고는 그땐 없었단 말이에요.”
 
  ― 교수 연구실에 앉아 세상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다는 말씀이지요?
 
  “젊은이들에게 기업 현장에 뛰어들어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IT를 통해 세상을 혁신시켜 자기 발전을 이루는 선택, 그런 인생 항로(航路) 개척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우수한 학생들의 의대, 약대 지원 현상은 여전한 것 같아요.
 
  “건강한 산업 생태계는 대기업이 못하는 일을 중견·중소기업이 파고들고, 여기다 벤처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이 도전하는 유기적인 구조가 아니겠어요? 우리나라는 그런 건강한 생태계가 없어요. 대기업 하나밖에 없으니 막상 공대로 진학했다가도 의대로 다시 빠져나가는 것이죠.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 회장은 젊은이들에게 이런 당부를 했다.
 
  “모두가 IT를 공부하라는 게 아닙니다. 다만, 젊은이다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분야를 택하길 원합니다. 자기만의 지식과 힘만으론 사고를 키워나갈 수가 없어요. 상대를 존중하고, 나아가 공정하게 상대와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하니까요.
 
  이런 마음에서 독창적 사고를 발전시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고 할 것입니다.”
 
 
  결국 시장은 1위 기술만 찾게 될 것…
 
이영상 회장은 “거대 빅테크에 맞서 국내 최고 IT 업체들이 모여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조준우
  ― 윤석열 대통령은 화제의 중심에 선 인공지능(AI) ‘챗GPT’를 극찬했다고 합니다. ‘챗GPT’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기술의 연장선에 있는 기술이라 생각합니다. 데이터 축적이 많이 이루어지고 그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는 매개변수 또한 더 늘어났어요.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느냐, 산업화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AI에 대한 선진국의 인적·물적 투자는 어마어마한 수준입니다. 중국만 해도 미국보다 규모 면에서 더 크다고 볼 수 있어요.
 
  국내 상황은 너무 열악해요. AI 회사의 규모가 너무 협소해 개별회사를 중심으로 하는 AI 기술개발이 효과적이지 못해요. 네이버나 카카오, KT 등 일부가 ‘챗GPT’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탑티어[일류]’에 비하면 수준이 일천해 미래가 어두워요. 결국 시장은 1위 기술만 찾게 될 테니까요.
 
  이런 조각나고 흩어진 기술과 투자를 모아 대규모로 투자하고 연구개발하지 않으면 결국 AI 강국으로 탈바꿈하기 어려울 겁니다.”
 
  ― AI 시대가 가져다줄 ‘빅 브라더 사회’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IT 기술의 발달로 산업 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을 우리는 최근 십수 년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현대차(車)와 같은 제조회사도 IT회사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업 가치 기준으로 본 세계의 톱10 회사 중 9개가 IT회사입니다. 그 9개 중 8개가 소프트웨어 기반 IT 서비스 회사입니다. 이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IT 기술이 국가·산업·계층 간의 벽을 무너뜨리고 강자독식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고 있어요.
 
  이런 세계적인 조류를 타고 사회주의적 전체주의 행태가 산업과 똑같은 형태로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해 여론을 장악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고 AI를 이용하여 대중의 취향을 기계가 추천하는 대로 끌고 갈 수 있어요. 빅 브라더의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지요.”
 
 
  디지털 혁명은 인간성 회복이 과제
 
  ―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AI가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시기를 2045년으로 봤지만 더 앞당겨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요. 디지털 혁명이 변화시킬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아마 상업화된 시장에서의 AI의 개입은 훨씬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상거래에 있어서 앞으로 5년 내에 인간의 선택보다는 AI의 선택이 우선하는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요? IT 혁명이 디지털 혁명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역설적이게도 인간성과 도덕성의 회복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겁니다.
 
  이를 도외시한다면 디지털 혁명은 인간을 복되게 하기보다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크죠. 결국, 디지털 혁명도 문명의 방편이므로 인류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문명의 이기(利器)가 될 겁니다.”
 
  ― 인생에서 가장 성공한 일은? 그 성공으로 인해 배운 부정적인 점은 무엇입니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아마 가장 성공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남들이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성공, 실패의 여부를 떠나 자부심과 만족감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인생에서 가장 실패한 일은? 그 실패로 인해 배운 긍정적인 점은 무엇입니까.
 
  “기업을 하면서 혹은 그 외에도 수많은 실패를 반복했습니다. 실패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고 다른 면으로 세상이나 사물을 보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이 한 사람의 인생을 살찌우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타락으로 몰아넣기도 하지만요. 인생은 자세가 가장 중요하니까요.”
 
  ― 앞으로의 꿈은 무엇입니까.
 
  “먼저 데이터스트림즈는 글로벌화에 성공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여러 방안을 계획하고 있는데 올해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내야 합니다. 코스닥 상장도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글로벌화와 함께 클라우드 플랫폼화를 통해 시장 확장을 꿈꾸고 있어요. 아울러 KASDI 플랫폼에 적용해 서비스를 운용해보면 플랫폼의 완성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KASDI의 중요한 목표도 바로 이러한 대표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선보이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들이 만족할 만한 제품으로 말이죠.”⊙
 
㈜데이터스트림즈는 어떤 회사?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빅데이터 전문기업 ㈜데이터스트림즈는 데이터 기술 분야의 1위 회사다.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인도, 그리고 미국까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부터 잘나간 것은 아니다. 초창기 시절, 데이터를 수집·통합하는 제품인 ‘테라스트림(TeraStream)’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 “미국 글로벌사와 어떻게 경쟁하느냐”에서부터 “미국 제품을 수입해 재판매로 이익을 나눠 갖는 것이 위험한 투자보다 실익이 있다”는 것까지 반대 이유가 다양했다. 사내 연구소가 해체되고, 그러다 의지가 있는 직원들끼리 다시 뭉치는 과정을 거쳤다.
 
  “2000년 당시 제품을 처음 개발할 때 연구개발 인력이 7명에 불과했으니 해외 글로벌사의 200명 박사 인력과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본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겠어요? 결국 회의감에 빠져 개발팀을 해체하고 말았죠.
 
  그러다 절치부심, 2002년 초기 버전을 개발했고 이듬해 국내 시장 1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때의 경험이 이후 13개의 제품을 추가로 개발해 차세대 빅데이터 플랫폼인 ‘테라원(TeraONE)’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테라원’은 세계적인 첨단의 기술력을 상용화한 국내 최고의 데이터 패브릭 솔루션이다. 개발비로 20년 동안 1000억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향후 KASDI의 플랫폼 중 하나로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다음은 주요 수상 실적이다.
 
  ▲동탑산업훈장(2021) ▲경영정보대상 민간부문 대상(한국경영정보학회, 2021) ▲ICT 이노베이션 어워드 특별상(한국지능형사물인터넷협회, 2020) ▲코리아빅데이트어워드 경영자부문 중기부(중소벤처기업부, 2019) ▲코넥스 대상 최우수혁신상(한국거래소&머니투데이) ▲SW품질대상(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2017) ▲전자정부지원사업 우수성과 기업 행안부 장관 표창(행안부, 2017) ▲글로벌 상용 SW 명품대전공공부문 발주자협의회장상(공공부문발주자협의회, 2015) ▲제1회 코리아빅데이터어워드 통계청장상(통계청,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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