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전당대회와 미북정상회담 같은날 겹쳐... 한국당 '흥행 빨간불' : 월간조선

자유한국당이 오는 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제2차 미북정상회담(27~28일)과 날짜가 겹치게 되자 일정 변경을 검토하기로 했다.

7일 자유한국당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전당대회 일정 재검토 방안을 마련해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비대위에서 선관위가 검토한 내용을 논의한 뒤 오는 8일 예정된 4차 선관위 회의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전당대회와 미북정상회담의 날짜가 겹치면서 당 홍보 기회가 묻히는 한편 컨벤션 효과(정치이벤트 전후로 나타나는 지지율 상승효과)도 반감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당 선관위 측은 실무적으로 일정 변경이 쉽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일정상 변경이 쉽지는 않다"며 "전당대회 최대 과제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 확보인데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비대위에서도 일정 변경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간 유불리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에서 논의하는 부분이지만 일정 부분은 미북회담과 관련없이 진행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후보간 유불리도 있고 실질적으로 당 행사이기 때문에 정해진 수순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당권주자들은 각자의 셈법으로 계산중이다. 홍준표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전당대회 일정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고, 황교안 전 총리는 "당의 뜻에 따를 것"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홍준표 전 대표는 "한달 이상 전대를 연기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지방선거(6월13일) 하루 전 싱가포르에서 미북회담이 개최된 것과 똑같은 모습"이라며 "당에선 전대를 한달 이상 미뤄 지방선거 때처럼 일방적으로 저들의 책략에 당하지 않도록 검토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북한과 문재인 정부의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입장문을 통해 "당의 중요한 행사가 외부적 요인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따라서 늦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재철-주호영-안상수-김진태 의원도 전당대회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황교안 전 총리는 전당대회 일정 변경에 대해 "당에서 방향을 정하면 그 방향과 같이 가면 되는 것이다. 내가 고지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