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 정권이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를 겨냥한 수사에 돌입한 가운데 30일 친이(親李) 좌장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가 "모든 책임을 지고 감옥이라도 가겠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이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국민들에게 '추석인사 올립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게시물에서 이 대표는 "금년 추석은 나라 안팎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미국 북한 간 대결로 한반도가 1950년 이래 최대 국가위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제 또한 나아지지 않고 정치권은 갈팡질팡한다. 국민들은 믿을 데가 없다"며 "소위 (현 정권의) 적폐청산이란 것이 무슨 캠페인하듯 설쳐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있는 적폐, 눈 앞에 보이는 적폐는 당연히 청산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정치적 이유로, 권력을 잡았다는 이유로 없는 적폐를 기획"하거나 "바람몰이하고 인민재판하듯이 정치보복하는 적폐청산은 또 하나의 적폐"라고 일갈했다. 그는 "적폐청산을 적폐의 방법으로 하면 안 된다. 정의로운 국가를 만든다고 하면서 권력이 곧 정의인듯이 설쳐대면 안 된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글을 마무리하면서 자신의 각오를 밝혔다. 그는 "저는 자타가 공인하는,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키는 데 1인자였다"며 "이재오가 없었으면 이명박 정권은 없었다는 소리도 들었다. 이명박 정권의 2인자, 왕의 남자로 통칭됐다"면서 "(만일) 이명박 정권이 반민주적이고 자유민주주의 근간을 무너뜨릴 일을 자행했다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권이 잘못되었다면 그 책임 또한 제가 지고 가겠다"고 했다. "책임은 저 하나로 끝내시고 나라를 더 이상 혼란에 빠뜨리지 말아주시라. 지금은 할 일도 많고 갈 길도 멀다"고 덧붙였다.
         
앞서 MB 정권의 여러 측근 인사들이 현 정권의 적폐청산 시동에 반기를 들었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9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여당이 적폐 청산을 내세우면서 사실상 정치 보복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사안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수석은 "지금까지는 시국이 어려워 대응을 자제했지만,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한 공격이 계속되면서 '가만히 있으면 (여권에서 제기하는 의혹이) 사실처럼 여겨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권에서) '의혹이 나오는 걸 어떻게 하느냐'고 하는데, 그렇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뇌물수수 사건도 똑같은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같은 날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또한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지 70년인데 절묘하게 MB 시절에만 적폐가 있었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노무현 정부에서는 적폐가 없었나. DJ(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어땠겠느냐"고 토로했다.

   

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