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치광이’ 아닌 전략가”…정성장 부소장 저서, 프랑스어판 출간…북한을 이분법 넘어 분석한 연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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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둘러싼 기존 인식을 재검토한 연구서가 프랑스에서 출판된다. 한국에서 출간된 책이 일본어판에 이어 프랑스어판까지 나오면서, 북한 연구의 시각 전환을 촉발하고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부소장의 저서 『우리가 모르는 김정은』이 프랑스어판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김정은을 단순한 ‘비합리적 지도자’로 규정하는 기존 서구 담론에 문제를 제기한다.
저자는 김정은이 권위주의적 독재자이지만, 동시에 전략적 판단과 조직 운영 능력을 갖춘 지도자라고 분석한다.

 이 책의 핵심은 ‘이분법적 북한 인식’에 대한 비판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출간된 북한 관련 서적 상당수가 북한을 선과 악,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단순 구도로 해석해 왔다는 것이다. 정 부소장은 이러한 접근이 북한 체제의 실제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데 장애가 된다고 지적한다. 그는 김정은 체제가 핵무력 완성과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성과를 동시에 달성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과 권력 운영 능력의 결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프랑스 언론과 학계에서도 이 같은 시각에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의 북한 전문 기자 필립 뽕스는 추천사에서 북한이 더 이상 단순한 ‘불량국가’로 규정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핵 능력을 확보하며 지역 안보 질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국가로 부상했으며, 이에 따라 지도자 김정은에 대한 보다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책은 김정은의 권력 장악 과정에도 주목한다. 다수 전문가들이 그의 통치 능력을 과소평가했지만, 김정은은 집권 초기 군권을 빠르게 장악하고 당·국가 체제를 재편하면서 권력 승계를 단기간에 완성했다. 특히 고모부 장성택 처형, 이복형 김정남 암살 등 권력 위협 요소를 제거하는 과정은 그의 통치 방식의 단면으로 제시된다. 또한 저자는 김정은 체제가 계획경제와 시장 요소가 결합된 혼합 경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이는 북한이 단순히 폐쇄적 사회주의 체제에 머무르지 않고, 내부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책의 특징은 자료 접근 방식에도 있다. 저자는 김정은의 이모 고용숙과 이모부 리강, 그리고 전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등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후계자 내정 시기와 성장 과정 등 기존에 확인되지 않았던 정보를 보완했다.

 이번 프랑스어판 출간은 한국 북한학의 국제 확장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정 부소장은 1997년 프랑스에서 북한 관련 저서를 출간한 이후 약 30년 만에 다시 프랑스어권 독자를 대상으로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 영어판 출간도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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