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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세계박람회로 부산은 어떻게 바뀔까

"부산은 영어도시로 거듭난다"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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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잘할 수 있는 환경 제공"

 

글: 남정은 부산시 청년산학 국장

 

부산의 ‘영어 하기 편한 도시’ 정책은 영어를 좀 더 배우기 쉽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든 시민이 영어를 잘할 수 있게 하려는 정책이 아니라 영어를 잘하고 싶은 사람에게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는 목적이다.

 

부산의 남성초등학교는 내국인 담임교사와 보조교사, 외국인 담임교사가 함께 한 반의 담임을 맡아 교실에서 생활한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생활하는 내내 외국인 담임교사가 영어로 일상을 지도한다. 처음에는 내국인 교사가 함께 지도해야 하는 상황이 있지만, 아이들은 금세 외국인 교사와 소통하는 데 무리 없이 영어로 생활한다. 남성초 교장은 “초등 1학년 교실은 6개월 정도가 지나면 외국인 교사와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외국인 교사를 처음 만난 초등 1학년 어린 학생들은 대부분 대답 한마디 없고, 교사의 몸짓을 보고 겨우 알아듣고 따른다. 처음에는 어린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이런 걱정과 불안은 금세 사라진다고 한다. 외국인 교사에 따르면 아이들은 최소 3~6개월이 지나면 외국인 교사와 주저 없이 대화를 할 수 있다. 이는 어학연수를 떠나 6개월~1년가량 집중적으로 언어 연수를 한 경우와 유사하다.


시민들의 영어 소통 능력, 다른 시민에게 제공

 

부산시는 ‘공교육만으로도 영어 하나만큼은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부산시의 관계자들은 비싼 사교육비가 부담돼 영어 유치원에 못 보내는 부모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 부산시는 아이들에게 외국인과 함께 적기에 영어에 충분히 노출되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적어도 부산에서는 영어 하기 편한 환경을 구축해 ‘부산에서 아이를 키우면 영어만큼은 공교육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갖도록 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또 시민이 가진 영어 소통 능력을 활용할 기회를 다양하게 창출하고자 한다. 시민이 가진 영어 능력은 각양각색이다. 부산시는 비록 영어 사용 능력이 차이가 있더라도 수준에 따라 영어와의 접점을 다양하게 발굴해 자신이 가진 역량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부산의 시 예산을 무한정 투입하는 것보다 시민이 가진 역량을 다른 시민에게 제공하는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부산시는 현재 ‘블록체인기반 자원봉사은행’ 형태의 시민 참여형 사회 기여 활동 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는 은행에 돈을 입출금하듯 시민 개개인이 가진 능력을 은행에 돈을 입금하듯 제공하고 다른 시민이 돈을 인출하듯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사회 기여 활동 거래 플랫폼이다. 그래서 이름이 ‘자원봉사은행’이다. 시민이 가진 언어 역량으로 시민이 혜택을 누리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부산의 정주 외국인들이 언어 때문에 불편하지 않도록

 

부산시는 정주(定住) 외국인 관점에서 지금 부산이 제공하는 행정 서비스를 재점검하고 있다. 부산시는영어하기 편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영어역량을 가진 시민의 참여도를 높일 계획이다. 부산시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BIE 실사단의 실사 준비를 하면서 도심 영어 안내문을 점검했다. 이를 통해 영어권 정주자 관점에서 어색한 문구를 수백 곳 이상 바로잡았다. 부산시는 디지털 기기에 통번역 앱을 설치하면 외국인을 위한 행정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다문화지원센터에서는 영어권만이 아니라 다양한 언어가 동시에 사용되기에 영어만으로는 원활한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다. 부산시에서는 우선 다문화지원센터를 시작으로 부산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움을 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언어로 행정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데스크톱 컴퓨터 등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 최대한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인공지능 기반 다국어 서비스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부산시는 적어도 부산에 사는 정주 외국인들이 행정 서비스 이용에서만큼은 차별을 받지 않고, 불편을 겪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적어도 언어 소통의 어려움 때문에 부산에서 살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게 할 것이다.

 

정리= 김광주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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