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실소유주라는 '몽키뮤지엄 사단' H씨는 누구? '승리 업체' 몽키뮤지엄-아오리에프앤비 前 사내이사 : 월간조선

마약 밀매와 성접대 의혹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클럽 ‘버닝썬’ 파문이 점입가경이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철저 수사’를 지시한 터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버닝썬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나오는 '몽키뮤지엄' 전 대표가 승리 파문 후 대표직에서 물러난 사실이 <월간조선> 취재 결과 드러났다.

버닝썬 직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김모씨는 한 시사 프로그램 예고편에서 “몽키뮤지엄 사단이 버닝썬의 주인”이라며 “승리보다 ○○이 나쁜 ×이다. 그 ×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 또 다른 폭로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몽키뮤지엄은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씨가 운영했던 힙합 라운지 바(lounge bar)로, 현재는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몽키뮤지엄은 문을 닫았지만, ‘법인 등기사항 전부 증명서(법인등기부등본)’는 아직 남아 있었다.

《월간조선》은 말소사항이 포함된 몽키뮤지엄의 ‘법인등기부등본’을 통해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알아봤다. 몽키뮤지엄의 정식 명칭은 ‘주식회사 몽키뮤지엄엔터테인먼트’로, 2018년 5월 29일 설립됐다. 자본금은 총 5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몽키뮤지엄 법인등기부등본에 기재된 '목적'. 총 17개나 된다. 사진=월간조선

몽키뮤지엄 등기부등본의 ‘임원에 관한 사항’을 보면, 사내이사와 대표이사 직위가 버닝썬 사건이 한창일 때 변동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2019년 3월 2일’ H씨(1978년생)가 사내이사직을 사임하고, K씨(1990년생)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그날 K씨는 '주소기입'을 하고 현재 사내이사직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이 두 사람은 아직 언론에 노출된 적이 거의 없다.

몽키뮤지엄 법인등기부등본의 '임원에 관한 사항'. 사진=월간조선

두 사람이 대표이사·사내이사직에서 퇴임하던 ‘3월 2일’이란 날짜를 기준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그 나흘 전인 2월 26일 승리씨의 성접대 의혹이 터져 나왔다. 그 이튿날 승리씨는 경찰에 자진 출석해 성접대 및 마약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결국 두 사람은 승리씨 관련 의혹들이 터져 나온 직후, 몽키뮤지엄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직을 사임한 셈이다.

H씨는 몽키뮤지엄뿐 아니라, 승리씨가 운영하던 일본식 라멘 전문점 ‘주식회사 아오리에프앤비’의 사내이사직과 감사직도 사임했다. 아오리에프앤비는 경찰과 유착 관계라는 의심을 받는 유모씨와 승리씨가 합작(合作)해 세운 '유리홀딩스'와 관련이 있는 회사다. 유리홀딩스가 아오리에프앤비 경영에 관여해 왔기 때문이다. 아오리에프앤비의 본사 소재지는 유리홀딩스와 동일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P타워이기도 하다.

아오리에프엔비 법인등기부등본 '임원에 관한 사항'. 사진=월간조선

‘아오리에프앤비’의 법인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승리씨는 사내이사직을 '2019년 1월 21일' 사임했다. H씨는 승리씨가 사내이사직을 사임한 그날, 사내이사직에 올랐다가 그로부터 약 한달 후인 '2월 15일' 사임했다. 앞서 H씨는 승리씨가 사내이사직을 내놓던 날인 '1월 21일' 감사직도 내려놓았다.

이때는 버닝썬 직원에게 폭행 당한 김모씨가 '애나'라는 중국인 여성으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신고(1월 21일)되는 등 버닝썬 관련 각종 의혹이 들끓을 때다. 경찰이 버닝썬을 압수수색한 시기도 이 무렵(2월 14일)이다.

정리하면 H씨는 승리씨와 관련 있는 두 개의 회사(몽키뮤지엄, 아오리에프앤비)의 사내이사직을 갖고 있다가 승리씨가 궁지에 몰린 시기, 사내이사 직함을 내려놓은 셈이다. K씨도 비슷한 시기 몽키뮤지엄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가장 민감한 시기에 몽키뮤지엄과 아오리에프앤비 경영에 관여했던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주요 직위에서 물러난 것은 궁금증을 갖게 만든다.

물론 통상적인 인사일 수도 있고, 그 시기가 ‘우연의 일치’로 겹쳤을 수도 있다. 초점은 이들이 지금의 버닝썬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다. 두 사람의 실체를 알면, 그들을 연결고리로 버닝썬 사건의 '진실'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구심을 바탕으로 취재에 들어갔다. 우선 법인등기부등본에 기재된 H씨의 주소지를 검색해봤다. 해당 주소지는 경기도 이천의 한 중소기업이었다. 그곳에 연락해 H씨의 소재를 파악하려 했지만, 전화는 신호만 갈뿐 불통이었다. 한 포털 사이트에 기재된 전화번호는 팩스 전용 번호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도 H씨와 관계된 정보는 찾기 힘들었다.

다행히 K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휴대전화 번호 등 몇 가지 단서를 남겨놓고 있었다. 특히 '아오리라멘'의 한 지점 주소를 공유하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3월 20일 몽키뮤지엄과 버닝썬의 관계, H씨와 승리씨의 관계를 확인해보기 위해 K씨에게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여러차례 시도 끝에 K씨가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조금 있다가 통화하자”며 이내 전화를 끊었다.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냈다. 질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버닝썬 사건이 한창이던 지난 3월 2일, H씨가 몽키뮤지엄 사내이사직에서, K씨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이유는 뭔가.
▲ H씨는 승리씨와는 어떤 관계인가.
▲ 현재 H씨는 무얼 하고 있나.
▲ ‘몽키뮤지엄 사단’이 버닝썬의 실제 주인(실소유주)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데 H씨는 버닝썬과 어떤 관계인가. >

K씨는 해당 메시지를 확인했으나, 3월 23일 현재까지 그에 따른 답변을 보내오지 않고 있다. 아오리에프앤비 측에도 같은 취지의 질문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으나, 회신이 없는 상태다. 《월간조선》은 답변이 오는 대로 그 내용을 충실히 반영, 후속 보도를 할 계획이다.

글=조성호·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