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북했던 대북특사단이 김정은 앞에서 지나치게 저자세를 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대북특사단을 접견하는 김정은의 모습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체제선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을 추어올리기 위해 영상을 교묘하게 편집했다.
그러나 특사단 일행이 김정은과 이설주 앞에서 목례를 하고, 김정은의 말을 받아 적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고, 이는 ‘대북 저자세’ 논란으로 이어졌다.
 |
| 김정은의 말을 받아 적는 특사단 모습 |
실제로 ‘조선중앙TV’ 영상을 보면, 직사각형 테이블에 김정은과 마주 앉아 있는 우리 특사단 일행 5명이 김정은의 말을 받아 적는 모습이 촬영돼 있다. 한 매체는 “접견 내내 펜을 잡지 않은 사람은 김정은이 유일했다”고 보도했다.
 |
| 김정은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악수하는 김상균 국정원 2차장(우) |
김정은과 이설주 앞에서 목례를 하는 김상균 국정원 2차장의 모습도 북한 측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 차장은 김정은과 처음 만나 악수할 때에도 꼿꼿했던 다른 4명의 대표단과 달리 왼손으로 배를 감싸고 허리를 깊이 숙인 채 악수했다. 이 역시 저자세라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
| 이설주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목례하는 김상균 2차장(우) |
‘중앙일보’도 '조선중앙TV' 보도를 문제 삼으며 "화면 속에 나타난 특사의 행동에선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들이 담겨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 신문은 "회의장 테이블 맞은편에 앉았던 정 실장이 잠깐 일어서서 앉아 있는 김정은에게 말하는 장면이 마치 상전에 보고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에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친서 내용을 구두로 설명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
|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
전직 외교관은 “대외관계에서 내용 못지 않게 형식도 중요한데, 외교 석상에서 악수를 할 때는 허리를 숙이지 않는 게 관례”라며 “국정원 고위 당국자가 김정은에게 허리를 숙이면서 악수하는 건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중앙일보’에 밝혔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