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태 의원(좌)과 박영선 의원(우). 사진=조선일보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박영선 의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정형식 판사가 김 의원의 사촌매형이라며 판결에 의혹을 제기하자 김 의원은 이를 인정하며 박 의원의 이른바 평창올림픽 ‘특혜 관람’ 논란과 박 의원이 입었던 ‘롱패딩’ 등을 문제 삼고 나섰다.
공방의 포문은 박영선 의원이 열었다. 지난 6일 박 의원은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정형식 판사와 김진태 의원이 친인척 관계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정 판사의 이 부회장 판결에 문제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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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16일 강원도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윤성빈이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결승선 인근에서 세리머리를 할 때 뒤에 나타난 박영선 의원. 사진=조선일보 |
두 사람의 본격적인 공방은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이어졌다. 지난 16일, 윤성빈 선수가 평창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박영선 의원은 슬라이딩 센터 피니싱 라인에서 경기를 마친 윤 선수를 격려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와 관련해 '일간스포츠' 등 국내 언론은 박영선 의원이 규정과 규칙을 무시하고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따르면 박 의원이 등장했던 결승점엔 일반인들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와 함께 있었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출입 자격이 있었지만, 박 의원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김진태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영선 의원이 이번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갔던 일에 대해서 진심 어린 사과하지 않은 한 즉각적으로 형사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관중석 입장만 10만원이라는데 이 대단한 의원(박 의원 지칭-주)은 게스트 패스라고 하루종일 달고 다니면서 어디든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며 “제 지역구가 올림픽 개최지지만 (박 의원이 주장하는) 게스트 초청 패스를 구경해 본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날 해맑게 사진 찍은 걸 보니 멋진 롱패딩도 입고 있더라”며 “그것도 국가대표나 감독 정도 돼야 입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두 사례가 ‘김영란법(부정청탁 수수 금지법)’에 해당한다는 요지의 주장도 했다. 스켈레톤 경기에 박 의원이 구매한 입장권이 아닌 게스트 패스로 입장했다면 김영란법 위반 소지도 있다는 게 자유한국당 측의 주장이다.
박 의원이 입고 있는 팔에 ‘팀 코리아’ 로고가 박힌 하얀색 롱패딩도 시중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국가대표 선수단에게만 지급되는 패딩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 29명에게 이 대표단 롱패딩을 일괄 지급했다. 이 패딩은 청와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교문위 소속이 아닌 박 의원은 “동료 의원이 평창 날씨가 춥다며 줘서 입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여권 지지자들이 정형식 판사와 김진태 의원의 관계를 가지고 김 의원을 공격하자 21일 김진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성 이재용 재판을 한 정형식 판사가 저와 친인척 관계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라고 반문한 뒤 “맞습니다. 저의 이종사촌 매형”이라고 밝혔다. 정형식 판사의 처형은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국회의원이며 박선영 전 의원은 김진태 의원과 이종사촌 사이다.
김 의원은 “그런데 그게 뭐가 잘못됐느냐”며 “저는 오히려 자랑스럽다. 담당법관이 김진태의 사촌매형이면 판결이 잘못된 것이냐”고 강조했다. 그는 정형식 판사와의 관계를 처음 제기한 박 의원을 향해 “박 의원의 수준이 이런 정도”라며 “자신은 고고한 척, 남은 뭐든 비판. 롱패딩 누구한테 받았는지나 밝히시라”고 꼬집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