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상반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이용자로부터 신고받거나 KISA가 자체 탐지한 스팸 건수가 1억 1034만 건에 달했다. 2022년 하반기(2681만 건)보다 311.6% 증가한 수치다.

방송통신위원회와 KISA는 지난 6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상반기 스팸 유통현황’을 발표했다. 이번 자료는 2023년 1~6월 휴대전화와 이메일로 수신된 스팸 신고·탐지 건에 대한 분석과 이용자 스팸 수신량을 조사한 결과다.

휴대전화 음성 스팸 신고·탐지건은 총 461만 건으로 2022년 하반기 대비 3.1%(14만 건) 증가했다. 발송 경로별로는 유선전화(58.9%)가 가장 많았다. 광고 유형별로는 통신가입(60.6%), 금융(21.4%)이 많았고 불법대출 음성광고의 비중은 꾸준히 감소(32.6→11.0%)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휴대전화 문자 스팸으로 신고·탐지건이 2022년 하반기 대비 7배 가까이 늘어난 총 1억 89만 건에 달했다. 방통위는 “실제 발송량 급증보다는 올 2월부터 스팸 신고 기능을 개선함에 따라 신고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신고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자 스팸의 발송경로는 대량문자 발송서비스(97.3%)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 사업자 규제 강화로 국내 발송은 소폭 감소(85.9→83.1%)한 반면 규제를 피한 국외 발송이 증가(9.9→14.2%)했다. 이메일 스팸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2022년 하반기 957만 건에서 2023년 상반기 484만 건으로 49.4% 줄었다. 특히 중국발 스팸이 대폭 감소(789만→35만 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휴대전화·이메일 사용자 3000명(12∼69세)을 대상으로 1인당 스팸 수신량을 조사한 결과 월평균 총 스팸 수신량은 9.3통으로 2022년 하반기 대비 1.51통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휴대전화를 통한 음성 스팸과 이메일 스팸 수신량은 각각 1.95통, 2.12통으로 2022년 하반기 대비 줄었으나 휴대전화 문자 스팸 수신량은 5.23통으로 소폭 증가했다.

전체 스팸 유통현황을 볼 때 휴대전화 스팸 신고 편의성이 향상되면서 신고 건이 크게 늘었으나 실제 국민이 받은 스팸량은 소폭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대량문자 발송이 여전히 스팸 전송의 큰 비중을 차지해 불법 스팸 전송자 등에 대한 처벌 강화 등 제도 개선과 통신사의 자율규제 개선 노력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스팸 전송 블랙리스트를 문자 중계사에 제공해 스팸문자 차단을 강화했고 문자 스팸 이용자 노출 최소화를 위해 단말기 필터링 강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