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중 하나인 '광화문 집무실'에 관심이 보이는 가운데 3월 11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청와대가 한눈에 보이고 있다. 2022.3.11 /남강호 기자
2012년 12월 12일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중앙청사로 이전하겠다. '청와대 대통령 시대'를 끝내고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지금의 청와대 터는 조선 왕궁인 경복궁의 일부이자 뒤뜰이 있던 자리다. 일제가 경복궁 일부 건물을 허물고 조선총독부 관사를 지었던 곳이다. 나쁜 의도에서 비롯된 터다. 조선총독부 관저, 경무대에서 이어진 청와대는 지난 우리 역사에서 독재와 권위주의 권력의 상징이었다. 제왕적 대통령 문화의 상징이었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의 상징이었다. 대통령을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격리하는 곳이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문 대통령과 거의 같은 이유로 청와대 이전을 약속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공약할 때는 아무 불만 없었던 민주당 의원들이 윤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에는 반발하고 나섰다.
여러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데,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호중 비대위원장의 발언이 주목된다.
"용산 땅은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서 오욕의 역사가 있는 곳이다. 대통령이 꼭 청나라 군대, 일본 군대가 주둔했던 곳에 가야겠느냐."
윤 위원장의 발언이 맞는다면 일제가 조선총독부 관사를 지었던 곳에서 일하는 것은 괜찮다는 것인가.
청와대 집무실 이전은 여러 대통령과 후보들이 공약했지만 한 번도 지키지 못한 일이었다. 만일 윤 당선인이 실천한다면 불통과 제왕적 대통령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청와대가 60여 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민주당은 대선서 0.7% 포인트 차로 아깝게 졌다면서 윤 당선인 측을 향해 이재명 후보를 찍었던 1614만7738명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윤 당선인을 찍은 1639만4815명은 무조건 양보해야 한다는 것일까.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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