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안철수 후보단일화 수면 위로.... 성공 필수조건은 : 월간조선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운동 시작을 일주일여 앞두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가 변수로 떠올랐다. 안 후보측은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지만 윤 후보측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에서 두 후보 단일화 협상의 절차와 방식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이슈는 단일화 여부 및 후보 결정이 양 후보간 담판으로 이뤄질 것이냐, 여론조사 경선으로 이뤄질 것이냐다.

단일화 시점도 중요하다. 오는 13~14일 대선 후보 등록일과 투표용지 인쇄일인 이달 28일을 기준으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월간조선> 2월호(https://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A&nNewsNumb=202202100018)를 통해 과거 한국정치사의 후보단일화 사례를 들어 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공동정부를 문서화했던 1997년 DJP연대는 성공했고, 공동정부 약속 없던 2002년과 2012년 단일화는 실패했다"며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의 해법으로 "공동정부 합의를 문서화한 후 단일화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의 얘기다.

"2022년 대선에서 남아 있는 최대 변수는 야권 후보 단일화다. 후보 단일화는 거의 모든 대선에서 승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였다.그러나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야권 단일화는 급물살을 탈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안철수 후보가 심상정 정의당 후보보다 훨씬 많은 지지를 받으면서 10%대 지지를 유지하면, 단일화는 변수(變數)가 아니라 상수(常數)가 된다. 2017년 대선 때 중도(안철수)와 보수(홍준표)가 분열 상태에서 대선을 치른 결과, 정권은 진보(문재인)에게 넘어갔다. 이번에도 그런 상황이 되풀이되면 윤석열 후보나 안철수 후보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김형준 교수는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DJ)과 김종필(JP)은 11월 3일 대선 후보 단일화 합의문에 서명했고, 김대중으로 대선 후보를 단일화한 뒤 김대중이 당선될 경우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DJP연대에 합의했다"며 "김대중으로 대선 후보를 단일화 한 뒤 대통령은 국민회의가, 총리와 경제 각료는 자민련이 나눠 갖고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권력분점형선거연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2년 대선에선 ‘박근혜 대세론’에 밀려 고전하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나섰다"며 "하지만 두 후보가 합의에 실패했고 일방(안철수)의 사퇴에 의한 ‘실패한 반쪽 단일화’는 실질적인 ‘지지층 연합’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문 후보의 패배로 귀결됐다"고 했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에 앞서 후보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사진=뉴시스

김 교수는 "공동정부 합의와 여론조사로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윤석열·안철수 두 사람이 사실상 ‘정치적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단언컨대 선거는 연대"라며 "3당 합당, DJP연대,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등 이질적인 정치 세력 간의 연대나 후보 단일화는 승리를 담보한다. 여든 야든 제3지대 후보를 품어 ‘승리연합’이라는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할 때 승리에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정부 구성을 추진하면, 단일화 경쟁에서 패배한 후보도 차기 정부에서 지분(持分)을 보장받기 때문에 온 힘을 다해 대선에 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럴 경우 누가 단일 후보가 돼도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