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퇴한 지 하루 만인 28일 또 청와대에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졌다.  25세 1급 공무원으로 논란이 됐던 박성민 청년비서관과 함께 '파격 발탁'된, 정치 경력이 거의 없는 40대의 김한규 정무비서관이다.  

이날 SBS 보도에 따르면 김한규 비서관 부인이 부모에게 증여받은 경기 양평군 옥천면 942㎡ 면적의 밭은 잡초가 무성했다. 주말농장을 하고 있다는 김 비서관 설명과는 달랐고, 뿐만아니라 증여 후에 공시지가가 40% 이상 급등했다.  김 비서관의 부인은 장보은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이와 관련해 김한규 비서관은 해명자료를 내 “2016년 갑작스레 암 수술을 받은 장모가 아내에게 증여한 땅이며 1000㎡ 미만이라 자경 의무는 없고 체험농장으로 사용이 가능한 토지”라며 “아내가 직접 체험농장으로 사용하기로 했고, 현실적으로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면은 있지만, 현재 일부 면적에 땅콩과 깻잎을 키우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관리하기 어려워 수 개월 전 매각하려 내놓았고 조속히 처분할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 비서관은 지난 21일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여야 정치권을 상대로 정무적 역할을 해야 하는 1급 비서관에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인물이 임명된 것은 이례적이다.  박성민 비서관과 김한규 비서관 임명이 열흘 전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 나타난 '이준석 효과'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1974년생, 제주 출신인 김 비서관은 서울대 정치학과와 법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사시 41회, 사법연수원 31기로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병 지역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 33.57%를 득표해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에게 패배했다.  

2020년 4월,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가 하버드, 김앤장이라는 경력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비서관은 애초 경기 부천소사에 공천신청을 했지만 거주지인 강남병 지역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동안(童顔) 외모에 하버드-김앤장이라는 스펙으로 주목받았고 '대치동 꽃미남 후보'로 지역에서 알려지기도 했던 그는 이후 tvn <유퀴즈온더블록> 등 예능프로그램에도 등장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전날 김기표 반부패비서관이 재산신고 누락과 대규모 대출을 낀 빌딩 매입 등 투기 의혹으로 사퇴한데다 김 비서관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인사검증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김외숙 인사수석 경질론도 나온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