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는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 통일운동가, 정치인이다. 일제의 탄압에 맞서 애국계몽운동을 전개하다 1919년 3·1 운동 이후, 상하이(上海·상해)로 망명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이하 '임정')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그는 비밀결사인 한인애국단을 조직, 윤봉길 의거와 이봉창 의거를 지휘했다.

1945년 광복 이후에는 신탁통치 반대운동과 미·소공동위원회 반대운동을 추진하였으며, 1948년 1월부터 남북협상에 참여했다. 그러나 그의 통일조국 건설의 열망은 좌·우 이념대결과 국제정세의 흐름에 밀려 결실을 맺지 못하고, 1949년 집무실인 경교장에서 안두희가 쏜 총탄을 맞고 운명했다.

그는 전 생(生)을 애국에 바쳤다.

조선의열단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김근수 지사와 여성 광복군 전월선 여사의 장남인 김원웅 광복회장이 1942년 나치 치하 베를린에서 일본의 어용국가 만주국 건립 1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지휘봉을 잡은 안익태 선생이 작곡했기에 바꿔야 한다는 애국가는 1945년 5월 공식 석상에서 불렸다.

애국가가 처음 방송을 탄 것은 해방 다음날인 1945년 8월 16일 오후 5시였지만 그날 중앙방송국을 통해 흘러나온 애국가의 곡조는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이었다.

1935년 11월 미국 유학 중이던 청년 음악가 안익태가 작곡한 애국가는 ‘대한인 국민회(大韓人國民會)’의 적극적인 홍보로 미국 교민사회에 급속히 퍼져 나갔다. 1940년에는 충칭(重慶)의 임시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사용 허가도 받았다. 미국 교민들과 독립군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나라 잃은 설움과 떠나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김구 선생은 1945년 11월 친필로 제호를 쓴 ‘한국애국가’ 악보를 간행했다. 애국가를 작곡한 이는 안익태였지만 애국가를 대한민국의 국가(國歌)로 만든 이는 미국 교민, 독립군, 임시정부 그리고 애국가를 부르며 나라를 되찾은 감격을 나누던 대한민국 전 국민이었다.

김원웅 회장의 주장은 그간 계속 나왔다. 이런 공격에도 애국가가 국가의 지위를 굳건히 지켜낸 것은 안익태가 훌륭한 음악가였기 때문이 아니라 애국가를 부른 임시정부와 광복군 인사들이 위대한 영웅이었기 때문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