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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이상곤의 ‘흐름‘】 文 대통령과 그 가족의 부동산 논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은 ‘쇼‘?

이상곤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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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조선 19세기‘백자 양각 매화무늬 계영배’(높이 9.7㎝).

계영배(戒盈杯)라는 술잔이 있다. ‘넘침을 경계하는 잔‘이라는 뜻이다.


잔의 70% 이상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러내려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경계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지닌다. 


공자는 제나라 환공의 사당에서 이 ’의기(欹器)‘를 발견하고 늘 이 술잔을 곁에 두고 과욕과 지나침을 경계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이 구입한 경남 양산 사저의 투기 의혹에 발끈해 논란이 되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문 대통령은 작년 4월 영농경력 11년이라며 양산의 사저 부지를 매입했다. 당초 농지였던 부지가 올해 1월 대지로 형질 변경됐다. 일반인은 어려운 형질 변경이 1년도 안 돼 성사되고 시세가 몇 배로 뛰니 당연히 ‘투기‘라는 주장이 나온다. 


그런데 이런 야당과 언론의 지적에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SNS에서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며 “그 정도 하시라”고 했다. 대통령의 품격은 논외로 하더라도 대통령이 자신 문제에 직접 반응해 놀랐다. 그동안 하던 대로 침묵으로 일관하던지 정 필요하면 청와대 대변인을 통하든지 하는 게 맞는데 영 마뜩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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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직접 SNS를 한 것이 언제였던가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한 그의 대통령 취임사는 분명히 기억한다. 그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취임사에서 다짐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대표적인 ‘불통 대통령’이 돼 있다. 자신과 관련된 투기 의혹에는 발끈하면서 말이다.  


문 대통령의 ‘셀프 해명’은 시기도 맞지 않다. 지금은 LH 사태로 온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다. 비난 여론이 의혹을 제공한 국토부와 LH를 넘어 청와대, 국회,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 등 공직 전체로 향하고 있다. 정부합동조사단 조사가 시작되니 LH 전현직 직원들이 목숨을 끊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부동산 문제로 발끈할 때가 아니다. 절제와 분별심을 잃은 것 같아 아쉽다.  


우리 현대사를 보면 대통령과 관련된 부정과 비리는 임기말 레임덕과 같이 시작된다. 역대 대통령들 중에 임기말 측근과 가족, 친인척 비리에서 자유로웠던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2016년 8월9일 한나라당 전당대회 현장에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레임덕이 없이 임기를 마치는 걸까”라고 말이다. 당시 자신의 비서 출신을 집권당 대표로 만든 박 전 대통령은 의기양양했다. 소위 ‘먹여 살릴’ 식솔도 없지, 남은 임기가 탄탄대로로 보였다. 그런데 웬걸 그날 이후 딱 두 달 보름만인 10월24일 최순실 태블릿 PC보도가 나왔다. ‘박근혜의 몰락’은 그렇게 시작됐다. 


최근 문 대통령을 괴롭히는 것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에 따르면 딸 다혜씨 의혹은 비교적 악성이다. 그가 1억4천만원의 시세 차익을 남긴 양평동 집 구입시기는 2019년 5월이다. 그 때는 다혜씨가 가족과 함께 태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진 시기다. 


그 전에는 남편 서모씨 소유의 서울 구기동 빌라를 부부간에 증여받아 3개월 뒤 5억1000만 원에 판 것으로 돼 있다. 단 두 차례 증여와 매매로 9억 원의 자산가가 되는 수완을 발휘한 것이다. 


아들 준용씨는 갭투자로 2억3000만 원의 차익을 거뒀단다. 서울 구로동 아파트를 3억1천만원에 매수해 5억4000만 원에 팔았다고 한다. 네 줄 짜리 피해확인서로 서울문화재단의 코로나피해 예술지원금 최고액인 1400만 원을 받은 것이 다가 아니었다.


또 대통령 처남이 성남의 그린벨트 토지를 매입해 LH보상금으로 약 47억 원의 차익을 거둔 것도 논란이다. 곽 의원은 “대토보상도 받아 4층 건물을 세웠고, 대출 10억 원을 끼고 13억 원에 산 성남 시흥동 땅은 지금 최소 30억 원”이라고 주장했다.


월급의 90%를 기부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통했던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 예를 들어야 겠다. 그는 작년 10월 85세로 정계를 은퇴한 노 정객이다. 대통령 시절 그는 노숙인들에게 대통령 궁을 내 준 뒤 자신의 농장 주택에 살았다. 월급 대부분을 기부하고 87년형 폭스바겐 비틀을 타고 다녔다. 고향에 멀쩡한 집을 두고 퇴임 후 새로 사저를 짓겠다는 문 대통령과는 다른 사람임이 분명하다.  


각국 대통령들도 저마다 사정이 있고 성향이 달라 천편일률로 비교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퇴임 후 자신이 머물 사저를 논란거리로 만들고, 가족과 친인척 관리 부실로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또 다른 측면이다. 청와대나 여당이 대통령 사생활을 하도 ‘성역’시 하니 그 말은 더 이상 않겠다. 하지만 국민들에게는 “부동산으로 돈을 못벌게 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대통령 주변에서는 부동산으로 차곡차곡 돈을 챙기는 것을 보니 억장이 무너진다. 4년 내내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벌인 것은 그럼 ’쇼’였단 말인가?

입력 : 202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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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곤의 흐름

l9137@naver.com 전직 언론인. 포항 출생으로 성균관대와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수학했다. 매일신문 서울 정치부장,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현재 블로그 '천지인애'를 운영하며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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