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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북한 협박 이유로 대북전단 활동 단속할 수 없다"(2015년)

"전단활동은 '표현의 자유'...정부가 전단활동 제지하는 것는 정부 스스로 인권침해 행위 하는 것"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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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여정의 강경한 대남담화에 밀려 청와대와 여당이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는 가운데, 5년 전 국가인권위원회가 이에 대해 내린 결정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5년 1월 26일 전원위원회 결정으로 “민간단체 혹은 민간인의 대북전단활동은 헌법상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서 북한의 위협 또는 남북한 사이의 ‘상대방에 대한 비방·중상 금지’ 합의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가 북한의 위법·부당한 위협을 명분으로 민간단체 혹은 민간인의 정당한 대북전단활동을 단속하거나 저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 결정은 박근혜 정권 당시 나온 것이다. 북한이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북한인권단체가 수년간 전단 풍선을 날려 보내가 북한군이 고사총을 발사하고 ‘보다 강도 높은 섬멸적인 물리적 타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긴장이 조성되었고, 이에 경찰은 북한인권단체들의 전단 살포를 제지하고 나섰다. 당시 야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한 국회의원 28명은 2014년 11월 4일 “대북전단 살포가 ‘명백·현존 위험의 원칙’에 의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사안에 해당되며 형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항공법,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등의 실정법에 의해서도 그 행위가 제한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대한민국 정부가 이들 규정에 의거 대북전단 풍선 날리기를 중단시킬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2015년 1월 8일 우리 정부가 ‘대북전단살포 행위’에 대하여 남북관계 개선을 훼손하거나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같은 날 통일부장관은 국회에 출석하여 대북전단이 "주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그런 점에서 필요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인권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대북전단활동 제지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입장’을 통해 위와 같은 결론을 내린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결정문에서 “민간단체나 개인의 대북전단활동은 세계인권선언 및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면서 “따라서 북한이 대북전단을 실은 풍선 혹은 그 발원점(發原點)에 대하여 물리적 타격을 가하거나 그러한 행위를 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명백히 국제인권규범 및 국제법에 위반되는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는 헌법 및 국제인권규범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수호하고, 제3국 혹은 외부세력이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신체에 대하여 위협을 가할 때에는 이를 제거하거나 저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엄중한 책무가 있다”고 확인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이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하는 활동을 하는 데 대하여 북한이 물리적 타격을 가하겠다고 협박을 한다는 이유로 우리 정부가 해당 개인의 행위를 제지하는 것은 바로 북한의 부당한 요구에 부응하여 우리 정부 스스로 인권침해 행위를 하는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가능케 하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은 국가기밀누설 등 표현행위 자체가 국가안보에 직접적으로 위해를 가하거나 사회질서를 어지럽힐 위험성을 내포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개인의 적법한 표현행위에 대하여 북한이 보복하겠다고 협박을 한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에 대한 이러한 부당한 협박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근거로서의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천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남북한 사이의 상호비방금지 합의는 우리 정부와 북한당국 사이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당사자인 남북한 당국이 이 합의에 구속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이를 이유로 개인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기본권을 제한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조태용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은 6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문을 소개하면서 “‘대북전단살포 규제법 추진은 끔찍한 구상’이라는 국제인권단체의 비판은 차치하더라도,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까지 무시하겠다고 한다면,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가 ‘반인권정부’임을 만천하에 선포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입력 :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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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lt;박정희 바로보기gt;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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