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샤갈의 1937년작 회화 〈꽃다발(Bouquet de Fleurs)〉이 지난 24일 서울옥션 ‘이브닝 세일(경매)’에서 94억원에 낙찰되며 경매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작품은 유화로 제작됐으며 크기는 100.4×73.2cm다. 하단에는 연도를 나타내는 ‘937’ 서명이 확인되며, Comité Marc Chagall의 인증을 받았다. 작품은 샤갈이 프랑스에서 정착한 시기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회화로 평가된다.

〈꽃다발〉은 샤갈의 대표적 모티프인 연인과 꽃을 담고 있다. 화면 중앙과 오른쪽에는 공중에서 포옹하는 연인의 모습이 나타나며, 이는 현실과 환상을 연결하는 샤갈 특유의 시각 언어로 해석된다.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꽃다발은 단순한 장식적 요소를 넘어 정서적 상징성을 띠며, 샤갈의 사랑과 낭만적 세계관을 반영한다. 그는 특히 프랑스 정착 이후 꽃을 통한 색채 실험을 했으며 꽃을 빛과 색채의 매체로 활용해 화면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주요 색조는 파란색 계열이며, 배경은 연인과 꽃다발을 감싸며 몽환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샤갈의 색채 감각과 빛 표현 능력이 작품 전반에 걸쳐 드러나며,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전달한다. 배경에는 샤갈의 고향 비테브스크 풍경이 희미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그의 과거에 대한 기억과 향수를 반영한 요소로 평가된다. 작품 속 현실과 상상의 결합, 색채와 상징의 조화는 샤갈 작품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번 낙찰가는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로, 샤갈 작품의 국내 가치와 수집 열기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샤갈 회화에 대한 국내 관심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샤갈 작품의 예술적·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투자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번 작품 낙찰은 국내 컬렉터와 미술계에 큰 주목을 받으며, 샤갈 회화의 시장성과 문화적 의미를 동시에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