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핵추진 잠수함은 원자로를 탑재하고 핵연료인 우라늄을 동력으로 해 기존 디젤 잠수함에 비해 연료 보급 문제가 없어 장기간 잠항이 가능하며, 작전 반경도 훨씬 넓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우리(한미) 군사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이를 바탕으로 저는 그들이 지금 보유한 구식 디젤 추진 잠수함이 아닌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한 데 대한 대답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잠수함 건조능력과 소형원자로 건조 기술을 갖췄지만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지 못한 것은 한미 원자력협정 제13조 때문이다. 조항은 '이전·생산된 모든 핵물질은 군사적 목적에 사용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따라 미국측은 이 조항 개정 또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추진하고 우라늄 공급방법 등 세부사항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협정 개정을 위한 양국 의회의 비준과 기술적 문제 등을 고려하면 핵추진 잠수함 보유까지는 10여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며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미국 필라델피아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는 한화그룹이 작년 12월 인수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8월 양국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일환으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50억달러(7조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