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이 연일 여야 격돌의 현장이 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최소한의 팩트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의혹부터 제기하거나 부적절한 자료를 들이미는 등 '수준 미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배우자인 김재호 춘천지법원장을 향해 "'(김건희 모친 최은순의 측근으로 알려진)김충식이 공개석상에서 새로 만나는 내연녀로 알려진 여성은 '나경원 의원 언니가 소개해줬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나채성 홍신학원 이사장의 4녀 중 첫째다.  김 법원장은 "나경원 의원은 언니가 없다"고 답했다. 국회의원이 국감에 임하면서 최소한의 팩트체크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김 법원장은 거듭되는 질의에 나 의원에게 언니가 없다는 사실을 수 차례 말했지만 최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최 의원은 문재인청와대에서 일자리수석비서관실 비서관을 지냈고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관리이사,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거쳤고 작년 4월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후보로 당선됐다.  이후 지난 6월 제명조치돼 현재 무소속이다. 

나 의원은 이날 남편이 출석하는 법사위 국감에 앞서 오전에 이석했다. 이후 "제가 이석해야 될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원님들이 공정한 감사를 하시라고 이석했더니, (국감장이) 가짜 뉴스 공장이 됐다"며 "가짜 뉴스 말씀하신 분들은 회의장 밖에 나가서 말씀하시라. 제가 시원하게 고소해 드리겠다. 가짜 뉴스 하신 분들은 사과하라"고 했다. 

앞서 나경원 의원은 <월간조선> 11월호 인터뷰에서 법사위 현실과 관련, "민주당 정치인들은 나를 끌어들이고 엮어야 개딸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 의원은 지난 13일 법사위 국감에서도 눈에 띄는 행동으로 여야 모두의 비판을 받았다. 그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도요토미 히데요시 합성 사진인 '조요토미 희대요시' 패널을 들어 보이며 조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이 행동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자성론이 나왔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를 두고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대법원장을 압박하고 망신 주었다는 프레임에 갇히게 됐다"고 했다.

과거 국정감사에서 각종 눈에 띄는 소품을 이용해 언론 노출을 의도하는 의원은 많았지만, 최근엔 그런 행동이 국민들로부터 '관종(관심종자)'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면서 많이 줄어든 추세다. 상대 당 정치인을 향한 악의적 합성물이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최 의원은 이런 추세와는 정반대로 행동해 국민들로부터는 물론 정치권 내부에서도 의회정치의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