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이재명 쿠폰’이다. 지난 22일부터 지급중인 2차 민생소비쿠폰(10만원) 지급을 앞두고 지난주 온라인의 일부 부동산카페와 맘카페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소비쿠폰 지급 대상은 전국민의 90%로, 소득수준 상위 10%는 제외된다. 지급대상이 되느냐 마느냐, 즉 자신이 대한민국 상위 10%에 해당되느냐 판가름되는 시점이었다. 

사실 대기업 직장인이나 서울 중심지 아파트 보유자라면 소득세나 재산세 기준으로 국내 10% 이내에 포함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소비쿠폰 10% 기준은 남달랐다. 3~4인 가구 기준 건강보험료 51만원(맞벌이 3인 기준, 외벌이 4인 기준), 재산세 과세기준 12억원, 금융소득 2000만원 이상이다. 

환산하면 맞벌이라면 소득 약 2억원, 소유 부동산은 공시가격 20억원대 즉 아파트 시세로 치면 적어도 35억원은 넘어야 이 기준에 해당한다. 높은 기준이다.

쿠폰 지급이 시작된 이번주부터 온라인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논란이 이어진다. 받는 사람도, 못 받는 사람도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대기업 직장인이나 서울 수십억원대 아파트 보유자 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소비쿠폰 지급 대상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고 한다. 자신이 대한민국 상위 10%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국가로부터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집 한 채 없는데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이른바 직장인의 ‘유리지갑’ 때문이다. 아이 두 명을 키우며 맞벌이하는 부부의 경우 민생쿠폰 비(非)지급 기준에 해당해 못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월급 기준 상위 10%에 든다고는 하지만 실수령액과 주택 관련 비용, 보육 및 교육 비용 등을 고려하면 가용소득은 거의 없을 수밖에 없다.

정리하면 소비쿠폰은 시가 30억원대 주택 보유자는 받을 수 있고, 무주택에 맞벌이로 각각 연봉 5000만원 이상인 부부는 상당수가 못 받는다. 어느 쪽이 더 잘 사느냐를 따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따질 일도 아니다. 다만 (쿠폰을) 못 받는 입장에서는 “세금을 그렇게 많이 냈는데 왜 나는 못 받느냐”라는 불만이, 받는 입장에서는 “기준이 이상하다, 내가 (소득상위) 10%가 아니면 누가 10%냐”라는 의문이 나온다. 

저소득자에게 혜택을 주는 정부정책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10만원쿠폰을 지급하는 소득 기준을 굳이 상위 10%에서 가른다는 아이디어는 누가 냈을까? 90% 아닌 100%에게 지급해도 예산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중산층 입장에서는 받아도, 못 받아도 기분이 좋지 않은 이 제도는 누가 결정했을까? 주먹구구식 행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혹시 소득 상위 10~20%에 해당하는 보수 성향 중산층 및 오피니언리더의 여론을 호도하고 양극화시키려는 꼼수는 아닐까? 문득 궁금해진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