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공군 소속 전투기 한 대가 사립학교 건물로 추락해 최소 25명이 숨지고 170여 명이 다쳤다. 

희생자 다수는 수업 중이던 학생들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기체는 중국산 전투기 F-7의 개량형인 F-7 BGI 훈련기로 현지 시각 21일 오후 1시 6분경 다카 북부 쿠르미톨라 공군기지에서 이륙했다. 기체는 곧바로 이상을 보였고 인구 밀집 지역을 피해 비상 착륙을 시도하던 중 우타라 지역에 위치한 ‘마일스톤 스쿨 앤 칼리지’ 캠퍼스 건물에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조종사가 끝까지 민간 피해를 줄이려 애썼지만 결국 학교 건물에 충돌했다”며 “기체는 충돌 직후 화염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조종사는 사고 직후 사망했다. 현장에서 확인된 사망자 수는 25명이며, 부상자 171명 중 대부분이 재학생이다.

전투기가 추락한 마일스톤 스쿨은 약 20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방글라데시 대표 사립학교로 초등부터 고등 과정까지 운영되고 있다. 사고 당시 많은 학생이 오후 수업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수반인 무하마드 유누스 총리는 사고 직후 성명을 통해 “깊은 슬픔을 표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2일을 국가 애도일로 지정하고, 전역에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사고 직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SNS를 통해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인도는 방글라데시와 연대하며 모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카에서의 항공기 추락 사고는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공군 F-7 훈련기가 수도 외곽에서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했다. F-7 기종은 1960~70년대 중국에서 생산된 미그-21 계열의 기체로, 노후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방글라데시 공군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고위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며 “기체 결함 여부와 정비 상태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백재호 월간조선 기자